경매사의 24시간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아시아 지역의 20세기 및 현대미술 비즈니스를 관리하는 필립스 경매사 조너선 크로켓(Jonathan Crockett)의 숫자로 보는 일상. | 24시,경매사,조너선 크로켓

200 앤디 워홀 사진 2백 점20 영양보조제 매일 20개3~5 글로벌 컨퍼런스 회의 일주일 3~5회7:30 A.M.전 세계 어느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든 기상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이폰으로 이메일을 훑어보는 것이다. 경매 업체인 필립스에서 나의 핵심 업무는 아시아 지역의 20세기 및 현대미술 비즈니스를 관리하며 우리의 존재와 입지, 브랜드를 아시아에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는 곧 내가 일 년의 반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간대의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수트케이스 하나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등 출장지에 따라 매일의 일상이 다르게 짜인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집인 홍콩에 있을 때에는 되도록이면 규칙적인 하루 일과를 지키려고 노력한다.8:00 A.M.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매우 신경 쓰는 편이다. 업무가 대개 밤늦게까지 이어지기에 아침 첫 일과를 늘 운동으로 시작한다. 집에 있을 때는 개인 트레이너와 만나 한 시간 정도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진행하거나 혼자 유산소운동을 한다. 서울에서는 주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묵기 때문에 남산으로 아침 조깅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스포츠는 항상 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휴가 때는 주로 스키를 타거나 마운트 클라이밍을 하고 바다에서는 스쿠버다이빙, 낚시, 세일링 등을 즐긴다. 운동이 끝난 뒤에는 거의 집착 수준으로 영양보조제를 챙기는데 오늘 아침 세어보니 총 20알이었다.9:00 A.M.특별한 행사가 없는 한 딱히 정해진 출근 복장이 없어서 청바지와 운동화를 즐겨 착용한다. 이러한 차림은 내 스스로에게 활동적인 느낌을 부여한다. 오늘은 링 재킷(Ring Jacket)의 네이비 수트와 에마 윌리스(Emma Willis)의 흰 셔츠, 파이(Pye)의 하늘색 우븐 타이, 크로켓 & 존스 (Crockett & Jones)의 진갈색 로퍼를 신었다. 아시아에서 내 몸에 맞는 옷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주로 런던에서 쇼핑을 하는 편이다. 아침식사로는 대개 블랙 커피와 스무디 또는 그린 주스를 마신다. 홍콩 캐치 주서리(Catch Juicery)의 단골이다.9:15 A.M.홍콩의 열대기후가 허락한다면 산비탈을 따라 내려가 주로지컬 & 보타닉 가든의 무성한 푸르름을 만끽하며 사무실로 향한다. 15분 정도 걸으면 홍콩 사업지구의 중심인 센트럴에 위치한 필립스 경매의 아시아 본부에 도착하게 된다.9:30 A.M.사무실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 누운 채로 훑어보았던 긴긴 이메일 리스트에 답장하는 것이다. 그 후에는 현대미술부 팀 스페셜리스트와 오늘의 일정을 검토한다. 우리는 유대가 매우 긴밀한 팀이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필립스 첫 아시아 현대미술 & 디자인 경매는 첫 경매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기록을 깨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탄력 받은 우리는 더욱 활기차게 작품 목록을 만들고, 전시를 계획하며 모든 노력을 다해 경매를 준비한다.12:30 P.M.미술계의 리더 및 컬렉터와 긴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종종 센트럴 근처에서 그들과 점심 미팅을 갖는다. 내가 즐겨 찾는 메뉴는 두델스의 딤섬, 스시 쿠의 스시, 랜드마크 만다린 MO 바의 메뉴 등이다. 오늘 점심에는 클라이언트와 만나 요즘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미술 시장에 대해 전반적인 얘기를 나눴다. 물론 그가 관심 있어 할 만한 다음 경매에 나올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공유하며 말이다. 종종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미술 이외의 삶에 대해서도 얘길 나누게 되는데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유대감은 더욱 깊어진다.2:00 P.M.사무실로 돌아와 다시 팀과 일을 진행한다. 우리는 현재 경매 카탈로그 최종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경매는 앤디 워홀이 1982년 중국과 홍콩을 여행하며 촬영한 2백여 장의 특별한 사진들로 구성된 진귀한 컬렉션으로 역사적인 사진 경매가 될 것이다. 필립스는 항상 혁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형태와 카테고리뿐 아니라 미술시장에 있어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고자 한다. 아시아에서 사진 컬렉션 시장은 경험 많은 컬렉터와 신규 컬렉터의 관심이 높아지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희귀한 사진들을 실제로 촬영된 홍콩에서 선보인다는 사실이 특히 흥분된다.4:00 P.M.세상은 더욱 세계화되고 있으며 국제적 팀과 함께 일하는 미술계와 필립스에게도 이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유럽의 아침 시간이 되면 나는 유럽에 있는 동료나 클라이언트와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다. 몇 시간 후에는 북미의 업무 시간이 시작되고(사실상 나에겐 저녁 시간이지만) 그렇게 여러 시간대를 아우르며 업무는 계속 이어진다.8:00 P.M.사무실을 나와 아내인 파트리샤와 친구들을 만나 저녁식사를 갖는다. 파트리샤 역시 미술계에서 일한다. 그녀는 국제적인 갤러리인 푸르 마거스의 아시아 지역 디렉터이다. 우리는 집에서 요리하는 것도 즐기지만 외식을 하기도 하는데 최근 간 곳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은 블론(Belon)이라는 프랑스 레스토랑과 차차완(Chachawan)이라는 태국 레스토랑이다. 갤러리나 미술관 오프닝 행사가 있는 저녁에는 어디가 되었든 꼭 참석하려고 한다.9:00~10:00 P.M.사무실을 떠난 후에는 최대한 휴대폰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밤 9시 또는 10시부터 런던이나 뉴욕과의 국제 컨퍼런스 회의가 자주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다. 회의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데스크톱 앞에 앉는다.밤에는 유튜브에서 기타 연주 독학 영상을 보면서통기타를 연주하며 스트레스를 푼다.10:30 P.M.최근 시작한 새로운 취미는 유튜브에서 기타 연주 독학 영상을 보면서 통기타를 연주하는 것이다. 물론 난 완전 초보이지만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는 근사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기타 연습이 끝나면 잠이 들기 전까지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책을 읽곤 한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호주 작가 제임스 클라벨의 아시아 대하소설 시리즈( 등으로 대표되는 6권의 소설 연작)다. 매우 흥미로워서 두 번째로 읽고 있는 중이다.ANDY WARHOL IN CH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