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갠더의 룰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라이언 갠더가 창조한 복잡하고도 장난기 가득한 세계에 입성하기 위해서 당신이 지켜야 할 룰이 있다면? | 라이언 갠더

영국의 개념미술가 라이언 갠더가 2012년 카셀 도쿠멘타에서 선보인 작품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바람’이었다. 텅 빈 전시장 안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지 몰라 잠시 당황했을 사람들의 모습이 상상이 되나? 그러나 미술관을 서성이다가 뜻밖의 기분 좋은 미풍 한 조각을 느낀 사람들의 머릿속에 라이언 갠더라는 이름은 선명하게 각인됐다.라이언 갠더는 이렇게 말한다. “당시에 나는 사람들이, 특히 비주얼 언어를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전문가인 도큐멘타 방문객들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 작품에 담긴 야심은 나 자신, 그리고 그 작품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이 예술작품은 여전히 어떤 기대에 반항하는 것일 수 있으며 그런 기대 자체가 일종의 제약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작품의 이름은 ‘I Need Some Meaning I Can Memorise’, 즉 ‘나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의미가 필요하다’였다.그의 작품은 언제나 사람들의 기대를 무너뜨린다. 전시장에서 발견하기는 커녕 무심코 밟아버리기 딱 좋은 작품도 선보인 적이 있다. 2유로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25유로짜리 동전 한 닢을 바닥에 떨어뜨려 놓은 것이다.(동전의 발행 연도는 2036년이었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였다.)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휠체어를 타고 다녔던 자신이 휠체어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작품을 선보이기도 했고, 딸이 찢고 구멍 낸 노트의 페이지들을 재배치한 작품도 있다. 설치, 미디어, 회화, 조각, 사진, 텍스트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아우르는 개념예술가 라이언 갠더의 작품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그는 꽤나 유머러스한 스토리텔러라는 것이다.교묘한 은유가 숨겨져 있는 그의 작품에서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그는 사람들이 그저 작품을 보며 떠오르는 것들로 자신이 시작한 이야기를 이어가길 바란다. 엘리트주의나 미술에 대한 지식은 내려놓고 말이다.“나는 작품 제작의 이유가 되는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것을 다르게 읽기를 바란다. 작업이 충분히 모호하고, 해석의 여지가 있고, 의미로 가득 차 있어서 당신이 작품의 다른 부분을 다른 방법으로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작업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만약 하나의 의미만 가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예술이 아니다. 예술은 해석될 수 없다.”“당신의 작품을 설명해주시오.”라는 요청은 라이언 갠더에게 금기인가? 작품에 대한 설명은 보통 그 작품을 죽여버리거나 아주 단순화시켜버린다. 좋은 작품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작품 하나 하나마다 개인적으로 그걸 만든 이유와 세상에 이런 식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의도는 들어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단지 여러 가지 의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촉매일 뿐이다.우리는 늘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이렇게 해도 되는지, 다른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는지 신경 쓰며 산다. 갤러리에 들어온 사람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도 비슷하다. 어떤 것에 대해 독립적이고 주관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나름의 용기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익살스럽고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관람객을 응시하는 설치작품 ‘Magnus Opus’(2013)와 ‘Dominae Illud Opus Populare’(2013)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슬쩍 움직이기도 하고, 지루하다거나 궁금한 듯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작품을 보기 위해 간 미술관에서 거꾸로 작품이 나를 바라보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셈이다. 관객을 관찰하고 응시하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작가의 시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갤러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단지 ‘관람객’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늘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이렇게 해도 되는지, 다른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는지 신경 쓰며 산다. 갤러리에 들어온 사람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도 비슷하다. 어떤 것에 대해 독립적이고 주관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나름의 용기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자기만의 뷰를 가지기에 앞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게 되는 것이다. ‘관람의 기술’은 때론 이렇게 집단성 안에서 발현되곤 한다. 그래서 가끔은 작가의 의도보다 자신의 주위 사람들이 해당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회화 자체가 아니라 회화를 그리며 사용했던 도구인 팔레트를 설치한 작업 ‘Portrait’ 시리즈의 시도도 재미있었다. 이 작품을 위해 실제로 초상화들을 ‘부수적으로’ 그렸나? 친구나 가족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그릴 때 사용했던 팔레트만 남기고 초상화 자체는 폐기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아니니까. 사실 결과로서의 그림보다는 그걸 그리는 행위 자체에 더 관심이 많다. 그림 자체는 그저 시각적인 것이지만, 행위는 상징으로서 인식된다. 우리가 ‘습작’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도 예술이라는 것이 평생에 걸친 ‘학습’과도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과물보다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탐색과 배움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나는 완성된 작품보다는 작품을 만드는 행위 자체에서 훨씬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팔레트도 본질적으로 마찬가지로, 아이디어의 그릇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화가인가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내가 흥미를 가졌던 사람들과 상황,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있어서 회화는 그런 의미다.최근에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가 한국에서 개봉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사고체계를 가지게 한다고 말하는 그 영화를 보며 외계인이 지구에서 만든 예술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와 사고체계가 전혀 다른 외계인에게 소개하고 싶은 라이언 갠더의 작품이 있다면? 그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외계인들은 우리보다 더 우월한 종족일 것이며 따라서 그들에겐 예술이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인류가 좀 더 지적으로 발전한다면, 예술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이란 학습의 도구이며, 일종의 동기를 부여하는 촉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작품을 통해 이야기의 시작점을 던진다. 그 이야기의 시작점에 대해서 묻고 싶다. 매우 다채로운 스펙터클을 가진 방대한 작업을 하지만, 그 이야기의 시작점은 사소한 것일 때도 있을 것 같다. 일상에서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무엇인가? 어떤 특정한 것에서 영감을 받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넓고 깊은 여러 가지 요소들, 우리가 수동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일련의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아티스트의 역할 중 하나는 그런 것들을 단지 무의식적으로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그 안에 담긴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읽어 내고 이를 활용해서 미래의 잠재적 가능성을 추측해보는 것이다. 일종의 시간 여행 같다고나 할까?외계인들은 우리보다 더 우월한 종족일 것이며 따라서 그들에겐 예술이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인류가 좀 더 지적으로 발전한다면, 예술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이란 학습의 도구이며, 일종의 동기를 부여하는 촉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이번에 서울에서 열리는 라이언 갠더 전시에 당신의 딸이 하얀 시트로 굴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노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작품 ‘I is...’ 시리즈도 전시된다. 이불 등으로 요새를 만들고 놀았던 기억이 나에게도 있다. 찢고 오리고 붙인 딸의 창작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업들을 보면 딸은 당신의 훌륭한 작업 파트너인 셈인데, 딸과의 협업 과정은 어떠한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작업할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이들뿐 아니라 내가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때로 가장 흥미로운 사회적 현상은 전혀 기대치 못했던 곳에서부터 발견되기 때문에, 항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그 어떤 사소한 것도 넘겨짚지 않고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그 에너지와 열정이야말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에게 있어선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그거야말로 ‘하지 않고도’ 무언가를 완성시키는 힘이다. 딸이 꿈을 꾸고 상상하는 능력, 그리고 완성도 낮은 실험작에서 느껴지는 신념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지식이나 문화적 훈련이 예술을 경험하는 데 있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아는 전통적이고 형식적인 교육은 언제나 개인의 사고를 억압하기 마련이다. 상상력을 제한하거나 혹은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경험과 그 경험에 대한 반응까지 집단화되고 단일화되어버린다. 어딘가 흥미로운 아티스트들은 대개 범상치 않은 환경에서 다양한 삶의 경험을 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세계에 대해 대안적이고 독립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이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어린 시절의 창의성과 장난기는 나이가 들면서 금세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운 좋게도 창의성과 장난기를 잃지 않은 어른이 된 당신으로서는 ‘어른 시절’도 썩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운 좋게도 내가 원하는 환경 속에서 자랄 수 있었고, 그건 전적으로 부모님 덕분이었기에 늘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 어른이 되어서 더 나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 공감하는 힘이 커졌다는 것. 그리고 삶은 아주 길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것.이번 서울 전시에서 셀피 문화와 나르시시즘에 주목한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과거에 당신은 일 년 동안 인스타그램을 ‘탐구’한 후에 계정을 닫으며 “소셜미디어는 항상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인스타그램에서 목격한 것은 무엇인가? 삶과 죽음, 결혼, 교정, 계급, 이상화된 현실, 자아중심적 세계관, 감정 이입, 폭력적이고 욕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감,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점점 더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지만 그만큼 남들의 표현 방식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다시 시작하긴 했다. 예전엔 단지 실험이었고.지금 스마트폰 사진첩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사진은 무엇인가? 추억을 남기기 위한 비디오들. 어딘가 영감을 주는 부분이 있어 작업실에서 다시 꺼내보려고 찍어둔 가족의 사진들. 하지만 흥미롭게도 브루탈리즘적인 풍경, 이를테면 콘크리트로 만든 방파제 사진 같은 것들도 많이 들어 있다. 물론 도어 스토퍼 사진 같은 것도 있다.한 인터뷰에서 포스트 인터넷 아트에 대해 “빌어먹을 마약”이라거나 “쓰레기 같은 주제”라고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당신이 포스트 인터넷 아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좀 더 듣고 싶다. 누군가는 이 주제에 대한 책을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은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의 영감을 주는 현상들로 가득 찬 놀라운 곳이다. 하지만 ‘포스트-인터넷’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무수히 많은 갈래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 찻잔이나 잠수복, 결혼을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들이 엄청나게 많은 건 아니니까. 라이언 갠더는 예술의 가치는 보이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있는 동기와 아이디어, 의도에 있다고 생각하는 예술가다. 당신에게 미적으로 아름다운 작품이란 의미가 없나?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물의 외관이 아니라, 의미를 내포하는 미학적인 부분에서 기쁨을 느낀다. 벚꽃은 예쁘다. 하지만 벚꽃을 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그 안에 함축되어 있는 역사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유산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의 작가 찰스 슐츠의 팬이라고 알고 있다. 2000년 찰스 슈츠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에게 바치는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당신에게 자극을 주는 예술 장르는 무엇인가? 말고도 찰스 슐츠의 만화책들은 모두 소장하고 있다. 나는 거의 모든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건 일종의 직업병이다. 책으로 치면 폴 오스터나 데이브 에거스, 톰 매카시 등을 좋아하긴 하지만, 직업상의 이유로, 더 많은 것들에 공감하기 위해서, 보다 폭넓은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 좋아하지 않는 책들도 읽어야 한다. 이를테면 아르고스 카탈로그나 낚시 매거진, 포르노그래피, 아동 도서 등도 읽는다.당신은 매우 다작하는 아티스트다. 관객으로서 라이언 갠더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즐거운 놀이 같은 경험이고, 작품을 만들 때의 당신에게도 그런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에 환멸을 느꼈던 적이 있는가? 맞다. 많이 만들고 많이 피곤해한다. 아직 예술에 대한 환상이 깨진 적은 없지만, 때때로 예술이 덜 흥미롭게 느껴질 때는 있다. 삶에는 예술 외에 다른 것들도 많은 데다가 그런 것들도 내겐 똑같이 흥미롭고 중요하기 때문이다.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뭔가? 지금 당신에게 주어진 가장 어려운 미션은? 늘 관심을 가져왔지만 최근의 정치적인 기류 때문에 더욱 가슴 저미도록 안타까운 부분은 바로 집단으로서의 사회와 나라는 존재의 관계성이다. 사람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 투표를 하기 전에 말이다.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다. 살아남기, 가족 지키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이 세상과 내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에너지를 유지하기. 나나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 모두가 같은 미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본다.당신은 “세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많은 사람들은 신음하거나 비난합니다. 그보다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지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이라면 시스템에 침투하여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예술과 나쁜 예술은 무엇인가? 모든 인간은 잠재적인 아티스트이며, 실제로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을지, 어떤 접시를 쓸 건지, 음식을 접시에 어떻게 담을 건지 등은 모두 창의적인 의사 결정이 아닌가. 좋은 예술과 나쁜 예술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예술과 그렇지 않은 예술이 있으며, 나를 행복하게 하는 예술과 나를 공격하는 듯한 예술이 있다. 하지만 이런 극성들이 꼭 서로 짝을 이루진 않는다. 가끔 어떤 전시에 가면 나를 즐겁게 하지는 않지만 나에게 어떤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을 만나곤 하는데, 그런 건 좋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그 작품을 생각했고, 심지어 지금까지도 그 작품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좋은 예술이라는 게 꼭 당신이 좋아하는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 좋은 예술이란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당신을 사로잡는 작품일 것이다.아트는 결국 매력적인 거짓말인 셈인데, 최근에 들은 것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거짓말은 무엇이었나? “Make America Great Again.”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칵테일 레시피를 수집한 당신의 책 을 봤다. 말린 꿀벌, 작가의 눈물 등 기상천외한 재료가 들어간 1백 개의 칵테일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 칵테일은 무엇이었나?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이라면 전부 좋아한다. 그러나 그 책의 칵테일 중 휘발유와 소변과 정액이 들어가는 건 시도해보지 않았다. 그 작업의 포인트는 맛있는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즐겁게 하는 행동들이 얼마나 창의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으니까.당신은 예술 작업의 개념을 새로운 칵테일 메뉴 개발에 비유하기도 한다. 다양한 재료를 칵테일 만드는 것처럼 섞는다는 점에서. 내가 최근에 간 바의 입구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바텐더의 룰을 어기는 이는 입장할 수 없다.” ‘라이언 갠더의 룰’을 지정한다면, 당신이 거부하고 싶은 손님은 누구인가? 관용을 베풀 줄 모르고 인내심이 없으며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들. 당신의 작품은 특정 카테고리로 묶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라이언 갠더의 ‘시그너처 칵테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흥미로운 질문이다. 사실 그 책에는 내가 가명으로 올려 놓은 7~8개 정도의 레시피가 들어 있다. 하나만 정하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칵테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라이언 갠더의 국내 첫 전시 은 갤러리현대에서 3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