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의 드로잉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존 버거는 평생 동안 드로잉을 놓은 적이 없다. | 존버거,드로잉

20대에 존 버거는 화가이기를 포기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핵전쟁 같은 위기에 대응하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인쇄매체와 글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후에도 드로잉만은 멈추지 않았다. “제겐 아직도 어려운 글쓰기와 달리, 드로잉은 하면 할수록 조금씩 쉬워집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래요.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귀가 먹먹해지고 새로운 생각들이 잘 들리지 않으면, 매일 그림을 그립니다. 드로잉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는 아주 귀한 방법입니다. 이야기를 쓰는 것(storytelling)과 다르지 않죠.”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존 버거는 자신의 에세이와 소설 속에 직접 그린 드로잉을 자주 삽입했다. 특히 아내를 위해 쓴 과 마지막 에세이집 에서 글과 그림은 동등한 텍스트로서 함께 흐른다. 2004년부터 존 버거의 책을 출간해 온 열화당에서 그의 오리지널 드로잉 60여 점을 중심으로 작은 전시를 마련했다. “관찰된 무언가를 다른 이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계산할 수 없는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그것과 동행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했던 존 버거가 평생 동안 함께한 드로잉에 대한 생각들을 따라가 보는 것이 이번 전시의 주제.전시에 맞춰 존 버거의 마지막 에세이집 와 그의 평생 동지였던 사진가 장 모르가 오십 년 동안 찍은 존 버거의 초상사진집 이 함께 출간된다. 3월 9일부터 4월 7일까지. 온그라운드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