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이어링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예술적인 조형미와 거대한 사이즈가 결합된 스테이트먼트 귀고리의 신분 상승. | 이어링,귀고리,스테이트먼트 귀고리

기능적이고 원초적인 필요에서 시작된 옷이나 신발과 달리 오직 세속적이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해온 귀고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건 꽤 흥미롭다.클레오파트라가 로마의 장군 안토니오를 유혹하기 위해 진주 귀고리를 술에 녹였다는 일화나 1500년 전 가야시대의 유물에서 발견된 한쪽에만 귀고리를 단 소녀의 모습, 고귀한 혈통의 왕자들이 커다란 귀고리를 애용했다는 의 기록 등 귀고리의 진화 과정만으로도 수많은 에피소드가 탄생해왔다.또한 과거 귀고리의 크기는 신분의 높고 낮음을 대변했는데, 신분과 부를 자랑하기 위해 귀고리의 크기와 모양이 점차 크고 화려해졌으니 이번 시즌 등장한 귀고리가 과거에 있었더라면 아마 엄청 높은 신분의 왕족에게 간택 받았을 것이다.1960년대와 80년대에 사랑 받았으나 21세기에 들어서 실용적인 미니멀리즘과 놈코어 트렌드에 자리를 잃었던 귀고리가 몇 시즌 전부터 다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 같은 ‘맥시멀리스트’와 미술과 건축에 대한 사랑이 지대한 피비 파일로 같은 디자이너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적인 조형미와 거대한 사이즈가 결합된 스테이트먼트 귀고리가 런웨이 위 ‘키 피스’로 등극했으니. 과거 귀고리의 크기가 신분과 지위를 상징했다면 2017년에는 커다란 귀고리가 세련된 스타일의 지표가 되었다.그렇다면 이제 2017 S/S 컬렉션에서 귀고리를 관찰해볼 시간이다. 많은 디자이너가 198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귀고리들을 선보였는데, 안토니 바카렐로의 생 로랑 데뷔 컬렉션에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아이템 역시 1980년대 풍의 귀고리다. 비대칭으로 착용한 ‘YSL’ 로고 귀고리와 쇄골 아래까지 내려오는 태슬 귀고리는 자칫 진부할 수 있었던 컬렉션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부여했다.안토니 바카렐로가 떠난 자리를 한층 젊게 세팅된 디자인팀이 대신한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베르수스 베르사체 컬렉션 역시 반짝이는 메탈 소재와 패브릭을 연상시키는 과감한 디자인이 결합된 귀고리로 인상적인 피날레 신을 연출했다. 1980년대 ‘롤러장’을 추억하게 하는 샤넬의 키치한 젬스톤 장식 귀고리도 빼놓을 수 없다.한편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J.W. 앤더슨은 이번 시즌 민속적인 가면 펜던트가 달린 귀고리와 좌우 디자인과 소재가 상반되는 귀고리를 선보였다. J.W. 앤더슨, 마르니, 에르뎀 컬렉션의 비대칭 귀고리 스타일링에서 영감을 얻어 다른 브랜드의 귀고리를 매칭하거나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던 한쪽만 남은 귀고리를 활용해보자. 2014년 셀린의 피비 파일로와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한쪽에만 착용하는 귀고리를 선보인 이후부터 귀고리 좌우의 디자인이 상이할수록 ‘쿨’하게 보인다는 것을 기억할 것!무려 2천9백78개의 시퀸과 유리, 비즈, 실버,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만들어진 델포조의 귀고리는 이번 시즌 쏟아진 스테이트먼트 귀고리 사이에서 단연 압도적인 사이즈와 비주얼을 자랑한다. 말발굽에서 모티프를 얻어 샹들리에처럼 연결한 프로엔자 스쿨러의 귀고리는 일상적인 룩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우아한 주얼리를 찾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스테이트먼트 귀고리야말로 직접 착용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캐주얼한 티셔츠, 혹은 단조로운 블랙 터틀텍에 매치해보라. 커다란 커스텀 귀고리 하나에 담긴 예술적인 조형미와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적인 일을 하거나 아니면 예술적인 옷을 입으라고. 이번 시즌 등장한 스테이트먼트 귀고리가 예술적인 옷을 대신해줄 것이다. 고가의 파인 주얼리와는 또 다른 합리적이고 자유로우며 세련된 이 귀고리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