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암스트롱의 스타일링 팁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새로운 시즌, 넘쳐나는 복잡한 트렌드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법. | 2017 S/S

2017년의 패션계는 마치 균형 잡힌 환경을 위해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하듯 무척이나 풍요롭다. 초원에서 영감을 받은 플로럴 패턴부터 새롭게 정의된 허리 라인까지, 또 후드 티셔츠부터 1980년대 스타일의 숄더 패드까지, 마치 패션 화수분처럼 모든 스타일이 등장했다. 어떻게 하면 이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일관성 있고 세련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물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 하나의 트렌 드 가 군림했던 우리 어머니들 세대는 어땠을지 떠올려보자. 그 규칙 안에서 이번 시즌 당신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선택은 플로럴 프린트가 가미된 하이웨이스트 레깅스였을 것이다. 사실 이젠 그마저도 식상하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 것. 발렌시아가의 그 레깅스는 정말 대단한 아이템이니 말이다. 반대로 굉장한 도전정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기에 구입에 앞서 주변에서 날아들 공격적인 코멘트를 받아들일 강한 의지를 갖춰야 할 것이다.이러한 이유로 항상 열린 마음과 풍부한 상상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명심해야 할 점은 모든 가능성에 깨어 있어야 하지만 환상을 가지는 것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발렌시아가의 반짝거리는 레깅스가 어울리지 않더라도 같은 쇼에 등장한 부드럽게 흐르는 새틴 블라우스, 그 위로 비행접시 모양의 브로치를 장식한 스타일링은 보다 풍요로운 이브닝 룩을 위한 훌륭한 요소가 될 것이다.조금 진부한 표현이지만 런웨이에 등장한 아이디어들을 현실 속의 옷장으로 가져오는 것은 패션에 있어 코드를 매기는 것과도 같다. 2017년 봄의 키워드는 편안함이다. 상하의로 나눠진 피스, 운동과 레저를 결합한 애슬레저 룩, 테일러링(다양한 오버사이즈 형태들), 플로럴, 스트라이프(수직, 수평, 가느다란, 그리고 두꺼운 형태들), 하이힐, 그리고 수영장에 어울릴 법한 종이처럼 얇은 슬라이드 슈즈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편안함 속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융통성 없는 ‘좋은’ 취향과 수줍음으로 인한 현미경 속 세상에 갇힌 나만의 스타일은 결국 사적이거나 적당히 스타일리시한 것에 그치게 될 테니.어떤 무드나 범주를 정하기 위해 체크 리스트를 만들기보다는 당신이 사랑에 빠진 아이템으로 구성된 위시 리스트로 새로운 시즌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상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여성은 드물다. 모던 미니멀리즘의 대가인 피비 파일로조차 양쪽이 다른 짝짝이 앵클부츠와 샌들(셀린의 열성 팬들은 이 부분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그리고 여러 겹의 천으로 드레이프된 케이프가 뒤에 달린 핑크 드레스 등을 선보이지 않았는가.상황이 이렇다 보니 핑크는 여전히 그 자체로도 핫한 컬러지만 이제는 옐로, 버건디, 머스터드, 그리고 이전에는 가을 느낌의 색이라 여겼던 다른 컬러들과 믹스되었다. 풍성한 소재감의 미디드레스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대표적으로 티비 컬렉션에서 선보인 민들레 노랑색 드레스와 밝은 파랑색의 실크 드레스, 혹은 록산다 쇼에 등장한 반짝이는 보석 컬러의 새틴 드레스는 시즌 내내 근사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또 하나 다수의 쇼에 공통적으로 등장한 것은 거대하고, 넓은 폭과 긴 길이의 소매로 시선을 사로잡은 룩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팔을 가리는 드레스를 위해 20년을 기다렸고, 적어도 6개의 소매를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소재로 완성된 수백만 개의 선택권을 갖게 되었다.강렬한 소매들은 다양한 아이템에 도입되었다. 재킷, 스웨터, 보호 스타일의 페전트 톱.... 나는 이 소매는 의상에 드라마와 개성을 더할 수 있는, 무척이나 근사하고 쉬운 방법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고심 중이다. 무엇보다 우린 이미 과장된 소매의 유행에 정점을 찍지 않았던가. 어쨌거나 이 아이템들을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유용하고 예쁘니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것을 몇 개 정도로 간추려보길 권한다.만일 스스로를 스커트보다 팬츠가 더 편한 사람이라 생각했다면 부드럽게 나풀거리는 미디 길이의 A라인 드레스가 이를 바꿔줄 것이다. 특히 스웨터 아래 혹은 위에 매치한 룩을 보면 느낄 수 있다. 이 드레스를 하나의 하의로 생각하면 된다. 또 느슨한 실루엣을 가진 긴 기장의 재킷과도 잘 어울린다. 보다 풍성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알렉산더 맥 퀸의 사라 버튼과 로에베의 조나단 앤더슨이 드레스 위에 코르셋과 바스크를 매치한 룩들을 눈여겨보라. 코르셋이며 뷔스티에이자 바스크인 이 아이템은 2017년의 주요 피스가 될 것이다.1990년대 초 마돈나가 입었던 뾰족한 콘브라나 티셔츠, 마른 갈비뼈 위, 사각거리는 코튼 셔츠, 셔츠 드레스 위에 덧입어 허리를 강조하는 레이어드 스타일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실크와 리넨(빅토리아 베컴과 티비), 스트레치 트위드(레이), 혹은 레이스업 디테일의 가죽(알렉산더 맥퀸) 소재로 완성된 2017년의 코르셋은 조신하며, 가끔은 공격적이지만 페티시와는 거리가 멀다. 이 제품들은 이미 네타포르네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이다. 사이트의 고객 대부분이 코르셋을 하이웨이스트의 와이드 팬츠를 여성스럽게 연출하고 보호 스타일의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고정시키기 위한 용도로 활용한다. “하늘거리는 실루엣에 형태를 만들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저희는 변신 피스라 부르죠.” 네타포르테의 글로벌 바잉 부사장인 사라 러슨은 말한다.만일 다른 변신 피스들을 찾고 있다면 보테가 베네타, 시몬 로샤, 미우 미우, 사카이, 베트멍, 에르메스, 혹은 라코스테에서 재해석해 선보인 트렌치코트에 주목하라. 허리 라인이 내려갔거나 러플 장식이 달렸고, 장식을 줄이거나 볼륨감을 더했으며, 기본에만 충실했고 때론 라펠이 달린 베스트로 변형되어 드레스 위에 덧입을 수도 있다. 이 트렌치코트들은 똑똑하며 기능적이고 섹시하면서도 클래식해 무엇을 입을지 대책이 서지 않는 날에 대단한 위안이 될 수 있다.항상 한 가지만 고집하는 여성은 드물다.대략 64개의 서로 다른 팬츠 선택권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그중에는 새롭게 선보이는 하이웨이스트 스키니 팬츠(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드와 로 라이즈 스키니 팬츠와 혼동하지 말 것), 마치 스커트처럼 보이는 팔라초, 점프수트, 킥 플레어, 그리고 미디 길이의 팬츠도 있다. 공통분모는? 바로 하이웨이스트라는 것. 함께 매치하기 위한 아이템으로 크롭트 스웨터에 투자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짧아 배꼽이 보이는 것은 피하고 -결코 좋은 룩이 못 된다- 팬츠 안으로 넣지 않아도 될 길이면 된다. 새로운 데님은? 오버사이즈에 종이 봉투만 한 허리 사이즈를 가진 카키 컬러의 팬츠를 눈여겨볼 것. 빅토리아 베컴이 자신의 쇼 피날레에 입고 등장한 것처럼, 실크 셔츠와 함께 매치하면 실용성을 더한 글래머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사실상 실용적인 글래머 룩은 현재 패션계에 자주 등장하고 세련된 것으로 평가 받는 것들을 깔끔하게 요약하면 된다.이에 대한 해답으로 몇몇 디자이너들은 실용성과 기능성을 갖춘 스트리트 웨어를 내놓았다. 후디(시선을 사로잡는 소매만큼이나 빈번하게 등장한다), 트랙 팬츠, 보머 재킷(신선하고 젊은 버전의 카디건이다), 스웨트셔츠, 메시 소재의 운동복, 그리고 범 백까지, 이 모두가 고급스러운 버전으로 재탄생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신선하게 느끼는 여성들만큼이나 전통적인 글래머 룩 -되려 실용성을 제한한- 을 고수하고 싶어하는 여성들도 존재한다. 나는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에서 새롭게 해석한 무척이나 여성스러운 실크 소재 티 드레스, 아시아에서 영감을 받은 구찌의 매혹적인 자수 장식 의상들, 롤랑 무레의 랩 스타일 기모노 재킷, 프라다 쇼에 등장한 달콤한 컬러의 키튼 힐들, 화려한 시퀸 장식의 의상들(몇 개만 언급하자면 돌체 앤 가바나, 랄프 로렌, 그리고 마크 제이콥스를 꼽을 수 있다), 무지개 컬러를 입은 섹시한 새틴 블라우스, 그리고 거대한 오버사이즈 귀고리를 떠올렸다. 위에서 언급한 아이템 중 어떤 것이든 당신이 어떻게 스타일링 하느냐에 따라 룩은 화려하거나 또 로맨틱해질 수 있다. 혹은 그 둘 다일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미지의 물속을 헤엄치고 있다. 그리고 즐기면 된다.리사 암스트롱은 의 패션 디렉터다(telegraph.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