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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들은 누구? | 영화,아카데미

작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논란의 중심이었다. 지난 몇 년 간 흑인 인권과 관련해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물결이 점점 커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세상의 목소리에 역행해 온통 백인 중심적인 영화들이 후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호스트로 초청 된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아예 이를 주제로 삼아 시상식 내내 농담을 했고(나중에 그의 농담은 비판의 도마에 올랐지만), 결국 아카데미 회장이 무대에 올라 아카데미의 다양성 부족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미국의 다양성을 전면적으로 배척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작년의 실수를 적극적으로 만회하기 위한 후보작 리스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다양한 소재의 흑인 영화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예상하듯이, 올 해 시상식은 라라랜드>와 나머지 영화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에 열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 미국 배우 조합상까지 의 대승리로 끝이 났고, 주요상 가운데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가 가져갈 것이 거의 기정 사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운이 좋다면, 가난한 흑인 커뮤니티에서 자란 소심한 청년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까지 고군분투하는 영화 문라이트>가 작품상 혹은 감독상 정도는 나눠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가 남우 조연상과 원작각색상 정도에서 만족하고 끝난다면 이번 해에도 오스카는 백인 영화가 장악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나아가 멋진 흑인 언니들의 영화 가 결국 주요 부문에서 모두 고배를 마실 것 같아 씁쓸하다.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 요소를 모두 갖추고, 여성문제와 흑인 문제를 유쾌하게 끌어안은 이 영화는 이번 해 만 없었다면 조금 다른 게임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남우 주연상 후보로는 의 케이시 에플랙이 가장 유력하다. 는 한 순간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한 남자가 형의 죽음을 계기로 고향으로 돌아가 조카를 돌보게 되면서 고통스러운 과거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무표정한 얼굴로 내제 된 분노와 절망을 드러내는 케이시 애플랙의 연기가 일품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그는 현재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린 상태로 비록 상을 받는다고 해도 아카데미 시상식에 그리 영예로운 사건이 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영화계에 만연한 여성비하와 성추행이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그에 비견해 남우 주연상으로 거론될 만한 배우로는 의 덴젤 워싱턴 정도인데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가 곳곳에서 너무 유력한 관계로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아무래도 패스할 듯 하다(미안, 사랑하는 고슬링). 최근에 다시 사귄다는 소문이 들리는 엠마 스톤의 전 연인 앤드류 가필드도 후보 리스트에는 있지만, 어쩐지 전 여친의 수상만 감상해야 할 듯하다.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은 를 제외하고는 작품상 등 기타 상과는 거의 인연이 없다. 현재로서는 엠마 스톤이 90% 이상 유력하지만, 폴 버호벤 감독과 어쩐지 묘하게 어울리는 구석이 있는 의 배우 이자벨 위페르, 재클린 케네디의 다양한 마음의 변화를 표현해낸 의 나탈리 포트만에게도 10%의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조연상에는 흑인의 물결이 일 듯하다. 일단 문라이트>의 마허샬라 알리.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마약에 중독된 엄마에게 위로를 얻지 못하는 소년의 동네 아저씨로 등장해 아버지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지만, 사실 그도 마약 판매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른으로 소년에게 ‘자기 자신이 되라’고 일러준다. 심지어 알리는 에서도 잠깐 등장한다. 그를 위협할만한 후보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만약 인도에서 가족을 잃어버리고 오스트레일리아로 입양된 한 소년이 성장해 자신의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다룬 에서 데브 파텔 대신, 그 귀엽고 앙증맞은 꼬맹이 써니 파와루가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안타깝다, 그것이 가능했다면 그 아이가 안나 파킨(제인 캠피온의 로 12살에 여우조연상을 받았다)의 뒤를 잇는 배우로 떠오를 수 있었을 텐데.현재 여우 조연상은 의 비올라 데이비스가 99% 확실하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배우를 위한 영화 에서 그녀는 지독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을 묵묵하게 기다리고 지켜주는 아내 역을 맡아 내공을 맘껏 발휘했다. 일단 데이비스의 연기가 워낙 탄탄하기 이를 데 없는 데다가 로 인해 백인판이 될 지도 모를 아카데미를 구원하기 위해서라도 백인 배우들은 (아마) 제외될 것이고, 그렇다면 에서 마약중독자 엄마 역으로 등장한 나오미 해리스나, 의 옥타비아 스펜서일텐데, 아무래도 데이비스에게는 밀리는 모양새다.이번 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전세계적으로 현실적인 판타지가 필요한 모양이다. 는 멜랑콜리한 로맨스조차도 판타지가 되는 각박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편, 그래도 꿈을 꾸자고, 낭만을 추구해보자고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영화다. 바쁘게 살아가며 우리가 한쪽 구석으로 미뤄둔 촌스러운 감성을 슬며시 끄집어내 지나치게 쿨해진 우리 감수성의 허를 찌르는 매우 영리하고 감동적인 영화였다. 아무래도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촌스러운 낭만의 판타지가 승리할 것 같다.P.S. 시상식을 보는 재미를 몇 가지 더 곁들이자면, 이번 해 호스트인 코미디언 지미 키멜은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맷 데이먼 조크’를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과연 무대 위에서도 그 두 사람의 랑데부를 볼 수 있을까?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은 진짜 다시 사귀는 걸까? 함께 등장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기뻐할 것이다. 몇 년 전 제니퍼 로렌스와 니콜라스 홀트를 함께 목격했던 것처럼.의 마허샬라 알리"/>의 비올라 데이비스 "/>의 이자벨 위페르"/>의 데브 파텔 "/>의 나오미 해리스 "/>의 루스 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