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대처하는 방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생애 첫 악플 세례를 받고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왜 나는 조그마한 댓글에만 분개하는가. | SNS,악플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사주를 봐도 그렇게 나온다. “속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화병이 잦고 웬만해서는 상처를 받지 않을 것 같지만 내면은 그렇지가 않다”고. 그러니까 나는 SNS를 멀리하는 것이 좋은 유형의 인간이다. 때때로 누군가의 지극히 사소한 단어 선택과 이모티콘이 작은 연못 같은 나의 마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본격적인 웹 사이트 오픈과 함께 의 거의 모든 칼럼이 SNS 전 채널을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다. 디지털 팀과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는 덕에 마치 그들과 같은 배를 탄 양 실시간으로 반응을 귀동냥한다. 댓글 내용, 좋아요 개수, 공유 횟수, 페이지 뷰, 그 외 생전 처음 들어본 웹의 언어(라 쓰고 외계어라 읽는다).언제부턴가 그것을 하나하나 클릭해보는 것이 나의 소일거리가 되고 말았다. 인상적인 댓글은 그 자리에서 바로 캡쳐해 보관해두는 ‘댓글 컬렉터’가 되었달까? 정말이지 댓글 열람에 중독된 것 같다. 계속 읽다 보니까 어떤 패턴이 보였다. 순위 경쟁을 다투는 숫자놀이형, 기사의 허점을 지적하는 비평가형, 내용과 상관없이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쓰는 막무가내형, 기자를 향해 인신공격성 ‘살’을 날리는 저격수형. 위트 있는 멘트로 화답하는 개그맨형(양세형?ㅡㅡ;)은 칠흑 같은 마감 중에 활력을 주기도 했다. (‘몸에 좋은 술’에 관한 기사 아래 “왠지 입에 쓰더라”, 이 한마디 툭 던지고 사라진 아이디 ‘신XX’ 님 고마워요!)또 기억에 남는 댓글 중엔 이런 것도 있었다. “아이고 기자양반 댓글이 없어서 우짜노…힘내이소 아재.”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지만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됐다. 맞으면 아프니까.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욕설과 비방 앞에선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참을 수 없는 악플에 ‘신고’ 버튼을 눌렀다. 댓글을 왼쪽으로 대차게 밀어버리면 그게 가능하더라. 본능적으로 터득한 ‘디지털 디펜스’ 였달까. 악플은 재빨리 사라져도 생채기는 얼마간 남겠지. 왜 나는 조그마한 댓글에만 분개하는가.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