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 핀 꽃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당신의 옷장에 만개한 꽃의 기운을 불어넣어줄 이번 시즌 뉴 플라워 룩.

2017 S/S Miu Miu / 2017 S/S Marni / 2017 S/S Bottega Veneta / 2017 S/S Balenciaga

2017 S/S Lanvin / 2017 S/S Ports 1961 / 2017 S/S Kenzo

2017 S/S Miu Miu / 2017 S/S Isabel Marant / 2017 S/S Balenciaga /2017 S/S Michael Kors Collection

누구에게나 곱씹을 때마다 감동의 여운이 짙어지는 순간이 있다. 내게는 라프 시몬스가 앤트워프 베이스의 플로리스트 마크 콜과 함께 다섯 개의 방을 수천 송이의 생화로 채웠던 디올에서의 첫 쿠튀르 컬렉션이 그랬다.

한 가지를 더 꼽자면, 늘 영감의 원천이 정원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온 버버리 프로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잉글리시 로즈 가든에 심취해 있을 당시 화사한 파스텔 톤의 팔레트와 함께 ‘벚꽃 엔딩’으로 대미를 장식했던 피날레.

이 둘의 공통분모는 꽃이라는 무대장치였다.

2017 S/S Dries Van Noten

이번 시즌에는 꽃을 사랑한 한 남자, 드리스 반 노튼이 그 바통을 이어갔다. 앤트워프 외각에 큰 정원을 소유한 패션계의 소문난 원예가이자 장미꽃에 둘러싸인 성에 살고 있는 그는 2017 S/S 런웨이의 드라마 증폭 장치로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꽃을 택한 것. “꽃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한 편의 작품 같았던 드리스 반 노튼의 무대가 막을 내린 후 다시금 분주해진 백스테이지에서 그가 말했다. 식물 조각가로 불리는 아즈마 마코토의 손길을 거쳐 마치 박제된 듯 묵직한 얼음 조각 안에 꽃들이 가득 채워진 아이스 플라워 큐브들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다채롭기 그지없는 1백여 종의 꽃들이 분해되고 또 결합되어 팬츠수트와 비대칭 슬립 드레스의 프린트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콘스탄스 스프라이에게서 영감을 얻은 로에베의 광고 캠페인

2017 S/S Loewe

한편 로에베의 시도는 조금 더 진취적이었다. 지난해 말 하우스의 역사를 기리는 대대적인 전시 <과거, 현재, 미래>를 마드리스 왕립식물원에서 연 것도 모자라 마드리드에 새롭게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안에 비밀의 정원 같은 꽃집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2017 S/S 광고 캠페인의 한 버전으로 꽃(중세시대 플로리스트이자 작가인 콘스탄스 스프라이에게서 영감을 얻은)을 피사체로 등장시켜 신선한 비주얼을 완성했고, 런웨이에서는 꽃 모티프를 볼드한 커프스와 참 장식, 프린트로 구현했다.

2017 S/S Gucci

또 1970년대 나이트클럽처럼 꾸며진 구찌 쇼장에는 20세기 팝 컬처와 르네상스 빈티지를 현기증이 날 정도로 화려하게 믹스한 구찌표 네오-쿠튀르 룩이 펼쳐졌는데, 동서양을 막론한 꽃봉오리들이 수놓인 자카드와 실크 의상뿐만 아니라 꽃잎의 모양을 형상화한 거대한 조각이 헤드 피스와 브로치, 귀고리로 분했다.

2017 S/S Fendi

꽃 모티프를 오브젝트의 경지로 이끈 구찌에 이어 펜디는 테크노 로코코 양식으로 정의되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부활을 주제로 프랑스 혁명시대를 재현하듯 극도로 럭셔리한 소재에 정교한 장인정신을 접목한 꽃 자수, 마이크로 커팅한 꽃봉오리 모양 퍼 참 장식과 장신구로 힘을 싣기도 했다.

당신의 옷장에 만개한 꽃의 기운을 불어넣어줄 이번 시즌 뉴 플라워 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