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 도른힐 드위트의 패션 철학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몇 년 전 L.A.에서 우연히 칼리 도른힐 드위트(Cali Thornhill Dewitt)의 전시를 다녀온 후 칼리의 독창성과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에 무척 놀랐다. 그리고 불과 몇 년 만에 그는 가장 ‘핫한’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랐으며 카니예 웨스트의 파블로 투어 제품에서부터 오프 화이트와의 콜라보레이션까지. 패션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달 분더샵을 찾은 칼리에게 예술과 패션에 대한 철학을 들어보았다. | 카니예 웨스트,칼리 도른힐 드위트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라 들었다. 환영한다. 한국에서 흥미롭게 보았던 것은 무엇인가? 광화문 거리를 걸었다. 시위가 있는 날은 아니었지만 대통령 풍자 그림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검정색 닭(오골계)과 동대문 야시장에서 팔던 이미테이션 제품들도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도 택시 잡기가 무척 힘들었다.(웃음)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 아티스트 닥터 로마넬리(Dr. Romanelli)와 함께 분더샵을 위한 ‘아브라카다브라’라는 이름의 재킷 컬렉션을 만들었고 ‘아브라카다브라’의 공식 론칭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닥터 로마넬리와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언제 처음 그를 만나게 되었나? 그리고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은 어떠한가? 짐 모리슨(밴드 도어스의 멤버)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2층 집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계단 밑에 있었고 닥터 로마넬리는 계단 위에 있었다. 마약에 취한 듯한(웃음) 그가 계단 밑에 있던 내게로 굴러떨어졌다. 그게 우리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었다. 벌써 15년 전 이야기다. 그와의 프로젝트는 늘 자연스럽게 시작되고 번거로운 일 없이 쉽게 진행되는 편이다.이번 컬렉션에 ‘아브라카다브라’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무엇인가? ‘아브라카다브라’는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단어다. 이 단어를 외치면 마법이 현실로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당신은 할 수 있는 마법이 있나? 난 나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사람들 눈에서 안보이게 말이다.(웃음)당신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당신의 작품을 보면 특정인의 명언이나 문장을 인용 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당신의 작품을 두고 ‘현대사회를 투영한 시’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신은 어디에서 어떻게 영감을 받는가? 또한 어떠한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고자 하는가? 나는 내가 처한 모든 곳에서 영감을 받는다. 친구들과 주고받는 문자, 당시 읽고 있던 책, 신문의 기사, 노래 가사 등.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예술이라는 큰 형태로 서술되는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 어느 정도의 유머가 가미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카니예 웨스트의 세인트 파블로(Saint Pablo) 투어에 다녀왔나? L.A.에서 여섯 번밖에 못 갔다.(카니예 웨스트는 L.A.에서 여섯 번의 공연을 했다. 즉 모두 간 셈이다.)당신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올드 잉글리시 폰트가 카니예 웨스트의 파블로 투어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굉장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이미테이션이 미친 듯이 만들어졌다.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난 이 폰트를 만들지 않았다. 전부터 공공연하게 사용된 이 폰트를 나의 작품에 사용했을 뿐이다. 이미테이션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내가 성공했다는 증거이자 칭찬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어떤 할머니가 이미테이션 제품을 입은 모습을 보았는데, 젊은 친구들이 진짜를 입은 것보다 멋져 보였다.(웃음)어떤 아티스트들은 패션과 예술의 영역을 엄격히 나누기도 하는데 당신은 어떠한가? 패션과 예술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패션과 예술이 지닌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따라서 어느 정도 분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인가? 그렇다. 어떤 한 특정 분야, 집단,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모두를 위한 것이다.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누구인가? 너무 많아서 꼽을 수 없다. 제니 홀저, 엠마 콜만, 마틴 키펜베르거, 피터 서덜랜드, 소냐 솜브뢰이, 브렌단 플라워, 낸 골딘.... 계속 말할까?(웃음)당신은 레코드 회사를 경영하고, 책을 출판하기도 하며, 라디오에서 DJ를 하고, 옷을 디자인하며, 사진도 찍는다. 도대체 못하는 게 무엇인가? 미래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 나는 이 모든 게 내 창작열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당신은 많은 뮤지션과 함께 작업을 하고 친분이 두터운 걸로 알고 있다. 얼마 전에 당신이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과 그의 부인 코트니 러브와 친하게 지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어떠했나? 평범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시대와 그들의 음악이 전설로 변해버린 것 빼고는 말이다. 우리는 여느 친구들처럼 함께 TV를 봤고 시리얼을 먹었다. 밤에는 잠을 잤고 아침에는 일어났다.요즘 즐겨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 ‘Young Thug' ‘The Trilogy Tapes Label’ ‘Purity’ ‘Solange’ ‘Frank Ocean’ ‘Odwalla 88’.당신이 살고 있는 L.A.에서 할 수 있는 재미난 일들을 몇 개만 소개해달라. 자전거를 타고 강 주변을 배회하거나 멕시코 음식을 먹는 것. 그리고 밤에 나가서 몰래 못된 짓을 하는 것?(웃음)당신의 연말 계획은 무엇인가? 아마도 새로운 작품들을 구상하고 만들 것이다. 그리고 나의 레코드 회사(Someware)와 파이어와이어(Phirewire)라는 브랜드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일본에 있는 GR8에서 선보일 예정이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억압하려 하는 집단에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