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Hours 조르지오 아르마니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생제르맹에 위치한 엠포리오 아르마니 매장과 카페 리뉴얼 오프닝 기념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 파리를 찾은 전설적인 디자이너의 완벽한 하루. | 24시,조르지오 아르마니

40 네이비 블루 티셔츠 40장 2 고양이 두 마리, 엔젤과 메이리 30 러닝머신 30분7:00 A.M. 파리에서 보내는 시간은 밀라노 집에서의 일상과 동일하다.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아침식사를 한 다음 신문을 읽는다. 운동은 바깥이나 러닝머신 위에서 30분 동안 걷는 것으로 시작한 다음 에어로빅을 한다. 그다음 근력운동을 하고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마무리한다. 아침식사도 변화가 없다. 커피, 꿀을 바른 토스트, 그리고 신선한 과일과 말린 아몬드 몇 개를 넣은 요구르트. 예전에는 커피 맛보다는 사람 구경이 좋아서 카페 드 플로르에 가곤 했다. 파리 여자들은 패션을 아주 자연스럽게 연출한다고 생각한다. 세련된 우아함을 갖췄으며 컬러 조합에 있어 남다른 재능을 자랑한다. 남자들은 특유의 방식으로 우아함을 발산한다. 나는 나의 ‘유니폼’ 또는 드레스 코드를 고집하는데 이는 나의 개인적 방법과 직업의식을 반영한다. 내 단순한 티셔츠(마흔 장 정도 가지고 있다)나 블루 스웨터가 사람들이 나와 내 말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10:00 A.M. 파리와의 인연은 1960년대 중반 체루티에서 일하면서 시작되었다. 친절하게도 나노 체루티는 파리 매장에서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나를 데리고 갔다. 나는 파리에 매료되었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가장 소중한 파리의 추억은 내 커리어 초기, 처음 겪었던 어려움, 세상을 떠난 친구들과 연계되어 있다. 체루티를 떠난 후 휴가로 또는 친구들을 보거나 지인의 생일을 위해 파리를 잠깐씩 방문하곤 했다. 나는 파리를 사랑한다. 멋지고 중요한 도시, 우아하고 억제할 수 없는 도시다. 로마와는 아주 다르다. 내 생각에 파리에는 북유럽적인 면이 있다. 가끔씩 단절되고 차갑게 느껴지지만 그게 마음에 든다. 이제는 보통 아르마니 프리베 쇼를 위해 파리를 방문하는데 피팅을 위해 나흘 정도 머무른다. 그러나 파리에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전형적인 브라세리인 셰 라미 루이(Chez l’Ami Louis)처럼 평소 좋아하는 곳을 찾는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는 것 같다. 세계 곳곳의 온갖 책으로 가득한 레큄 데 파쥬(L’ecume des Pages)도 좋다. 생제르맹데프레(St.-Germain-des-Près) 지구를 걸어 다니는 것도 즐긴다. 예쁜 옛 건물들 너머로 에펠탑이 그림 같은 풍경을 보이는 아름다운 동네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Pont Alexandre III) 위에 서 있는 것도 좋아한다. 파리 최고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살아 있는 그림엽서 속에 들어간 것 같다.12:00 P.M. 생제르맹 대로(Boulevard St.-Germain)에 위치한 엠포리오 아르마니 매장은 오랫동안 운영해온 곳이다. 건물을 개조할 기회가 생겨 밝고 유연하게 새 컨셉트를 구상했다. 고객을 감싸고 인도하면서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환경을 기획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카페도 리뉴얼했다. 카페 드 플로르 길 건너편에 위치한 이 자그마한 레스토랑이 이토록 성공할 줄은 몰랐다. 매장 위층에 내 아파트가 위치해 있다. 작은 스튜디오인데 정말 마음에 든다. 잘 디자인되었고 편안하며 가깝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엠포리오 아르마니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선 쇼룸에 갈 수 있다. 전부 다 친근한 곳으로 마치 밀라노 보르고누오보 거리(Via Borgonuovo)에 위치한 본사를 증축한 공간 같다. 내가 알고 싶은 진정한 파리다.40년 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패션쇼는 항상 마법 같은 순간이자 불안감이 따르는 리트머스 시험이다.1:00 P.M. 엠포리오 아르마니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 겨울에는 리소토나 토마토 소스 파스타를 즐겨 먹는다. 여름에는 카프레제 샐러드, 파르미지아노 치즈나 신선한 리코타 치즈를 주문한다. 매우 권위 있는 무대인 파리, 그중에서도 가장 활기찬 지역에 위치한 이 건물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컬렉션을 선보이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지난 1998년 한 번 시도한 적이 있는데 최근 들어서야 이 소망을 성취할 수 있었다. 몇 년 전 내가 파리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을 허가 받지 못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파리 경찰청은 지난 1998년 3월, 보안을 이유로 엠포리오 아르마니 패션쇼가 열리기 한 시간 전에 정지시켰다. 뉴욕에서 엠포리오를 선보인 적이 있고, 특별한 행사를 통해 쇼를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함께 선보인 적도 있지만 엠포리오 컬렉션은 지난 15년 동안 이탈리아에서만 선보였다.3:00 P.M. 밀라노든 파리든 쇼를 준비하고 열리는 순간까지 거치는 과정은 동일하다. 유일한 도전은 시간. 컬렉션 등을 움직이기 위해 준비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 나머지는 마치 습관처럼 저절로 해결된다. 그러나 흥분감은 여전하다. 40년 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패션쇼는 내게 항상 마법 같은 순간이자 불안감이 따르는 리트머스 시험이다. 그러나 침착함은 잃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침착함을 잃는 것도 싫다.6:30 P.M. 생제르맹에 위치한 여러 가구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데 항상 내 눈길을 끄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건축과 피터 마리노가 밀라노에 위치한 내 집을 디자인할 때 함께 처음 방문했는데 큰 돈을 들여 여러 가구를 구입했다. 파리에 머무를 때마다 쇼룸 일을 마치면 갤러리가 나열된 보나파르트 거리(Rue Bonaparte), 센 거리(Rue de Seine), 보자르 거리(Rue des Beaux-Arts)를 산책한다. 성격상 파티를 좋아하지 않지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가족, 친구, 동료들을 집에 초대해 저녁을 접대하는 것을 좋아한다. 메뉴는 모차렐라와 토마토, 햄과 멜론 등의 이탤리언 안티파스토를 준비하며 겨울에는 수프를 대접한다. 토마토 파스타, 밀라노식 리소토, 채소를 곁들인 닭고기나 생선으로 메인 요리를 구성하며, 아이스크림이나 집에서 만든 케이크 같은 디저트도 빠트리지 않는다. 나는 나의 패션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아이디어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좋다. 덕분에 평소 자주 보지 못하는 친구들은 물론 유명인사도 만날 수 있다.10:00 P.M. 쇼를 마치면 우선 스태프, 친구들과 함께 성공을 기념한 다음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집으로 향한다. 바쁘고 스트레스 쌓이는 하루를 보내고 나면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것이 좋다. 요즘 넷플릭스의 드라마 와 BBC의 를 보고 있다. 밀라노 집에서는 고양이인 앤젤과 메이리가 내 옆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