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안티에이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이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조건, 뇌 안티에이징에 주목하라. | 건강,뇌,전두엽

유난히 차 키를 자주 잃어버린다. 눈앞에 두고도 한참을 찾아 헤매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시동이 걸린 채로 주차 타워를 작동시킨 아찔한 경험도 있다. 이쯤 되니 “GPS라도 달아야 할 판”이라는 나의 푸념에 한 친구는 “넌 휴대폰마저 잃어버릴 거야.”라며 놀려댔다. 이 같은 일이 여러 번 반복되니 머리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겁이 덜컥 났지만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스스로 위안하며 금세 기억에서 지웠다. 하지만 얼마 전 어느 신문 기사를 읽은 후 건망증을 그저 노화의 탓으로 돌리지 않기로 했다. 냉방과 히터처럼 안팎의 급변하는 기온과 스트레스가 기억력 저하의 원인일 수 있으며 쉬지 않고 일한 사람들은 일명 ‘번아웃’으로 불리는 과부하 상태로 인한 일시적 기억력 감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두뇌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을 그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인체의 소프트웨어, 두뇌를 지켜라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수명은 점차 늘고 있다. 이른바 ‘100세 시대’인 지금 과연 두뇌 건강이 신체 건강을 따라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다. 두뇌 기능 저하는 수면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공황장애, 치매 등 정신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피부 트러블, 위장염, 뇌졸중 등 신체 건강까지 위협하는 본질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더 클리닉 김명신 원장의 의견. “가장 근본적인 안티에이징은 뇌 케어”라고 말한 바 있는 노화방지협회 설립자 겸 아시아 노화방지학회 회장인 쇼사르 박사의 의견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종합하면 정신적, 신체적 건강은 물론이고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두뇌 건강은 필수다. 그렇다면 두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뇌 건강의 핵심은 전두엽전두엽은 뇌의 핵심 부위다. 이곳이 역동적이고 유연하게 작동해야만 판단력, 창의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단련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서 걷고 달릴 것.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도 불릴 만큼 여러 감각기관이 집중되어 있어 다리 근육을 사용할 경우 뇌에 이로운 자극이 된다. 또한 순환이 활발해지며 뇌로 들어오는 혈액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뇌세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운동 중추가 자극을 받으면 뇌 전체가 영향을 받아요. 신경세포는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이어져 있거든요. 달리기를 하면 해마가 활성화되어 기억 능력이 향상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죠.” 김명신 원장의 설명이다. 그러고 보면 애플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와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잭 돌시가 걸으면서 회의하기를 고집했던 건 바로 이 때문 아닐까? 때 맞춰 먹는 삼시세끼,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생활 패턴 이 세 가지를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한 뇌 건강 수칙이다. 스스로의 생활패턴을 되돌아보면 생각보다 이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이는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아침을 거르는 행동은 치명적이다. 뇌를 가동하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필요하기 때문. 포도당은 기억 작용과 관련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 전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배 속이 비어 있으면 일시적으로 기억력이 감퇴된다. 그러니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기 힘들고 ‘멍’한 상태가 이어지며 사고가 더뎌지는 것은 두뇌가 파업을 선언한 것이니 여의치 않으면 미숫가루 한 컵이라도 마시길. 수면을 통해 스트레스를 다독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치매 예방에 고스톱이나 스도쿠가 효과적이라는 말은 한번쯤 들어봤겠지만 이것은 두뇌운동이 적은 타입(직장생활을 하고 있지 않은 60~70대)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 요즘 현대인들은 오히려 과부하 상태에 가깝다. 이것이 바로 충분한 수면이 필요한 이유다.두뇌 안티에이징그렇다면 두뇌의 질을 높이려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유연하고 전략적인 사고(유동 지능)를 습관화해야 한다. 방치하는 순간 묵직하게 흘러내리는 뱃살처럼 두뇌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기억력과 집중력은 20대부터 서서히 녹슬기 시작하는데 우리가 그것을 곧바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몸 안의 예비 신경세포가 느려진 속도를 상쇄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40대에 이르면 예비 신경세포가 바닥나고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빈틈을 간과하면 신체 수명과 뇌 건강 수명 사이의 간격이 커져 극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를 막는 첫 번째가 종합적 추론이다.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고 이해하고 회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사고하기보단 수동적인 태도로 임한다. 예를 들면, 어떤 연설을 들을 때 우리는 짤막한 농담이나 인상적인 순간만 기억할 뿐 정작 그 의미는 잊어버리기 일쑤다. 연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메시지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다음은 지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집중력을 습관화할 것. 휴대폰을 보며 식사를 하고, 자료를 찾으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멀티 태스킹은 업무의 효율을 떨어트린다. 시간 낭비뿐 아니라 산만하고 피상적인 사고를 유발하며 기억력 저하, 뇌세포 파괴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발생한다고 하나씩 차근차근 하는 습관을 들이자. 하루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업무가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놓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으로 사고할 것. 창의력도 연습이다. 습관적으로 쓰는 이메일 대신 시선을 잡아 끄는 창의적인 제목을 만들어보자. 익숙한 일을 처리할 때도 가능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면 뇌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또한 모든 일에 ‘만약 ... 라면?’이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습관도 좋다.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두뇌 전성기가 이미 지나갔다고 믿는다. 하지만 의 저자이자 UCLA 기억력 클리닉의 정신의학자 개리 스몰박사는 “특별한 원인이 있어서 뇌세포가 손상되지 않는 한 뇌세포의 신진대사는 나이가 들어도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뇌는 평생 성장하고 나이와 별개로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소리다. 그러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두뇌에 대한 사소한 관심이 아닐까?More Info뇌 건강에 관한 잘못된 상식들두뇌 건강을 위한 해결책은 오직 약물 치료?영양제 섭취와 운동 역시 뇌 건강을 되살리는 방법이다. 두뇌를 끊임없이 사용했다면 오히려 적절한 휴식이 도움이 되며 뇌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뇌 건강 프로그램에 정신과 치료가 종종 포함되는 것이 바로 이 이유다.기억력이 높을수록 두뇌 능력이 뛰어나다?IQ가 높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듯 기억력과 지적 능력을 동일시하지 말 것. 건강한 두뇌가 높은 지능 지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력이 좋다는 것은 정보 저장하는 기능이 조금 뛰어날 뿐, 능동적 사고, 창의적인 상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노화와 두뇌 기능 저하는 비례한다?'연륜'이란 말은 두뇌 영역에서도 유효한 이야기다. 오히려 기존의 고차원적 사고 능력에 폭넓은 안목을 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