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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스러운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뜻밖에도 칼 라거펠트, 카니예 웨스트,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다. | 카니예 웨스트,컬트,도널드 트럼프,칼 라거펠트

거의 온라인 쇼핑만 하는 시니컬한 밀레니얼들을 현실의 오프라인 매장 앞에 몇 시간씩 줄 서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만일 당신이 지난 뉴욕 패션 위크에서 트라이베카 거리에, 혹은 지난 8월 런던 올드 스트리트나 시드니 본다이의 캠벨 퍼레이드 등지에 있었다면 그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카니예 웨스트의 열렬한 팬 수백 명이 몇 시간 동안 그의 ‘라이프 오브 파블로’ 제품들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카니예 웨스트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전 세계 21개 도시에서 팝업스토어를 주말에만 진행할 예정이며 새 앨범의 공식적인 상품을 판매한다고 24시간 전에 공지를 했다. 판매할 제품들은? 로고 티셔츠와 크루넥, ‘I love you like Kanye loves Kanye’와 ‘Wake up and felt the vibe’ 같은 가사들이 수놓인 새틴 소재의 보머 재킷을 포함했다. 가격은 4만원대의 블랙 야구모자부터 30만원대의 밀리터리 스타일 재킷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베이와 팝업스토어 바깥에서 훨씬 더 높은 금액을 주고 구입했으며 사업적인 기질을 발휘하는 이들은 훨씬 높은 금액에 자신들의 한정판 제품들을 되팔았다.현재 패션은 가수들의 투어 티셔츠처럼 컬트적인 홍보성 상품에 대한 극심한 집착에 빠져 있는 듯하다.그렇다면 왜 이렇게 야단법석을 떠는 걸까? 분명 카니예 웨스트의 부인인 킴 카다시안 혹은 켄달과 카일리 제너가 그의 의상을 입은 모습이 가끔 포착되면서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이는 광범위하게는 현재 패션계의 흐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파블로 팝업 스토어가 가장 많이 알려진 예시일 순 있지만, 현재 디자이너 제품을 이끄는 뮤지션이 카니예 웨스트만은 아니라는 거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드레이크의 ‘서머 식스틴’ 팝업스토어 역시 비슷한 솔드아웃 성공을 거두었고, 비욘세는 중대한 앨범인 와 함께 토트백, 휴대폰 케이스, 보디수트를 판매했으며, 키아라 페라니는 자신의 블로그에 디올, 발렌시아와 자연스럽게 매치한 저스틴 비버의 ‘퍼포스(Purpose)’ 투어에서 구입한 후디에 관한 이야기로 포스트 전체를 채우기도 했다. 현재 패션은 이렇게 투어 티셔츠처럼 컬트적인 홍보성 상품들에 대한 극심한 집착에 빠져 있는 듯하다.카니예 웨스트의 팝업스토어 오픈 일주일 전, 이 2016 미국 대선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관련 상품의 역할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의 패션을 이끌고 있는 몇몇 거물들(마크 제이콥스,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조셉 알투자라 등)에게 손을 뻗어 그녀의 ‘Made for History’ 선거운동 티셔츠 디자인을 의뢰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악명 높은(그리고 수없이 패러디된) ‘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로 너무나도 유명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 떠들썩한 선거운동 여정을 통해 등장한 상품들은 막강한 마케팅 도구임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현저한 수입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도날드 트럼프는 약 2억원 이상을 자신의 트러커 캡의 제작비로 뽑아냈으며 보고된 바로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해 약 15억원을 창출해냈다고. 런웨이에서는 베트멍과 오프-화이트 같은 컬트적인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이 트렌드를 주도했지만(베트멍의 ‘Justin 4ever’ 후디와 ‘DHL’ 티셔츠를 떠올려보라),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하우스들도 그 뒤를 바싹 뒤쫓고 있다. 특히 이번 리조트 시즌에는 로고 티셔츠에 대한 애착을 선보였는데 대표적인 예로 MSGM, 미우 미우를 들 수 있으며 혹은 좀 더 노골적으로 2000년대 스타일이 반복된 구찌와 샤넬 크루즈 쇼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시즌에 스트리트 스타일이 필수 아이템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리고 마크 제이콥스의 MTV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인 MTV×마크 제이콥스는 VMA 시기에 맞춰 등장했으며, 11월에 공식적으로 론칭했다. 토트백, 후디 그리고 아이콘적인 MTV 로고가 수놓인 티셔츠로 구성된 이 컬렉션 역시 상당한 금액을 자랑하는데 스웨트셔츠 하나가 약 1백60만원대다.이 트렌드를 소화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말하자면? 심플하게 유지하라! 하이 웨이스트 진에 매치한 샤넬의 ‘VIVA COCO LIBRE’ 티셔츠 혹은 가죽 팬츠에 매치한 ‘PABLO PABLO PABLO PABLO’ 데님 재킷처럼 말이다. 아니면 홀치기 염색을 한 나인 인치 네일스의 티셔츠에 디올의 선글라스, 스톨 그리고 맞춤 제작한 마놀로 블라닉 슈즈를 매치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리한나 룩을 연출할 수 있다. 결국 목적은 그저 즐기기 위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