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24시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퍼포먼스 아티스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자신의 일상, 리카르도 티시로부터 선물 받은 다이아몬드, 그리고 새 회고록 <Walk through Walls>에 대해 논한다. | 24시,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매년 여행 348회, 벽에 걸린 미술품이나 장식물 0점, 사과 식초 목욕 매주 1회6:30 A.M. 기상 시간은 항상 복잡하다. 여행을 너무도 자주 해서 항상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뉴욕에서 총 17일을 보냈다.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태즈메이니아, 뉴질랜드 등 세계 곳곳을 방문했다. 뉴욕에 머무를 때는 6시 30분에 기상, 트레이너 마크 젠킨스(Mark Jenkins)와 운동을 한다. 워낙 몸값 비싼 트레이너라 절대 빼먹을 수 없다. 그는 매우 훌륭한 트레이너로, 대충 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 복싱, 역도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TRX 트레이닝도 하는데 밧줄 하나로 코어 근력을 전체적으로 단련한다. 올해 일흔이 되지만 나는 가능한 최고의 몸매를 유지하고 싶다. 골골한 노인이 되고 싶지 않다. 자신감을 얻고 싶다.나는 올해 일흔이 되지만 가능한 최고의 몸매를 유지하고 싶다. 골골한 노인이 되고 싶지 않다. 자신감을 얻고 싶다.7:30 A.M. 아침 운동을 마치면 애인과 전화통화를 한다. 나는 그를 남자친구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는 애인(Lover)이다. “Lover”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다. 그는 뉴욕에 살지 않으며 나처럼 바쁜 사람이다. 우린 대화를 나누며 다음에 언제 만날지를 계획한다. 아주 자유롭다. 세계 곳곳에서 서로를 만난다. 이번 회고록에다 난 젊은 시절 점을 보러 갔다가 인생 후반부에 남자와 같이 살지 않으면 성공을 한다는 말을 들은 이야기를 썼다! 사실이다. 여자가 일을 하면 남자가 불만을 느끼곤 한다. 그 결과 일을 하고 성공을 거두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혼자라면 그러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8:30 A.M. 바이타믹스(Vitamix)로 간단한 아침식사용 스무디를 만든다. 바이타믹스는 내 삶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간 귀리에 바나나와 베리를 섞은 것이 아침식사다. 한 달 정도 커피를 끊으려고 노력 중인데 아주 힘들다. 커피를 끊으면 얼마나 중독되어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가능하면 그 어떤 것에도 중독되지 않으려고 한다.9:15 A.M. 내게 아주 중요한 또 한 사람은 피부과 전문의 데이비드 오렌트라익(David Orentreich) 박사다. 지난 20년 동안 내 피부를 관리해왔다. 그의 제품은 전부 사용한다. 훌륭한 피부과 의사는 내 삶의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옷에 있어서도 운이 좋은 편이다. 젊었을 때에는 돈이 한 푼도 없었다. 그냥 심플한 티셔츠와 팬츠만 입었다. 여유가 생기면서 요지 야마모토를 사기 시작했고, 그 후 리카르도(티시)를 만났다. 지난 7년 동안 옷을 단 한 번도 사지 않았다. 무언가를 사러 가보고 싶지만, 리카르도가 옷을 주며 함께 작업을 하기 때문에 굳이 사지 않는다. 내 삶에서 유일한 문제는 모든 것이 블랙이라는 점. 옷장을 열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웃음) 화이트도 몇 벌 가지고 있다. 리카르도는 레드를 입으라고 강조하지만 아직 그 정도 수준에 다다르지는 않았다. 향수의 경우 콤 데 가르송의 ‘원더우드(Wonderwood)’를 좋아하며, 리카르도가 준 여행용 가방을 항상 들고 다닌다. 평소 주얼리를 잘 착용하지 않았지만 리카르도가 놀랍도록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내게 선물해줬다. 그래서 귀를 뚫으려고 예약했다. 상상할 수 있나? 예순아홉의 나이에 귀를 뚫으러 문신 시술소에 가는 일 말이다. 귀를 뚫기는 했지만 상처가 아물 때까지 보조물을 끼고 있어야 한다. 아물기만 하면 바로 생일을 위해 귀고리를 착용할 수 있다. 참, 생일파티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할 예정이다. 내 회고록 의 출간과 칠순을 함께 기념한다! 미국 여자들은 일흔이라는 나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지만, 내 파티 초대장에 사용된 글귀를 여기 공개하겠다. “70은 새로운 40이다(70 is the new 40).” 행복하게 기리자.10:00 A.M. 사무실에는 열심히 일하는 여섯 명의 직원이 있다. 직원들은 가족과 같다. 가끔씩 함께 전원으로 떠나 3일 동안 마음을 비우는 취지의 단식 및 침묵 트레이닝을 하는 등 워크숍도 간다. 건강한 애티튜드를 갖는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휴가도 직원들이 원하는 때에 낼 수 있도록 한다. 각자 자신만의 스케줄이 있다. 마감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머물러 마감을 하고, 그럴 필요가 없으면 사무실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 신뢰에 기반을 둔 자유다. 좋은 사람들을 직원으로 둔 난 운이 좋다.12:00 P.M. 지금처럼 뉴욕 주 북부에 위치한 집에서 머무를 때면 직접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것을 즐긴다. 차이나타운에서 산 바구니(딤섬을 찌는 데 사용하는) 다섯 개로 다섯 가지의 채소를 찐다. 여기에 레몬, 구운 잣과 호두를 더하고 참기름과 바다소금으로 간을 한다. 그게 점심이다.6:00 P.M.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친 듯이 일한다.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 외에도 할 일이 아주 많다. 2020년까지 거의 모든 일정이 잡혀 있다. 프로젝트 몇 가지는 일 년간 여러 번의 회의를 필요로 하며, 그 후 3~4년에 걸쳐 개발을 한다. 각국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앞둔 2017년에는 준비할 것이 많다.7:00 P.M. 몇 달 전 프랑스를 방문하면서 생각 없이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었다. 그렇다면 그 후 저녁 시간 자신을 케어하고 체중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어보고 친구들과 대화를 한 다음 수프 한 컵을 먹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절로 배가 고프지 않게 된다.9:00 P.M. 나는 저녁 목욕을 즐긴다. 두 가지의 목욕을 번갈아 하는데, 하나는 아주 뜨거운 물에 베이킹소다와 코셔 소금을 1파운드씩 넣는다. 여기에 들어가 20~30분간 앉아 있으면 몸의 불순물이 제거된다. 매주 적어도 두 번은 한다. 그리고 매주 한 번 목욕물에 사과식초 1리터를 넣는다. 싸구려 식초를 사용하는데 디톡스에 훌륭하다. 머리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나는 여자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나는 머리를 자르고 싶지 않다. 대신 좋은 머릿결을 원하기 때문에 슈에무라를 사용한다. 컨디셔너가 정말 좋다. 중요한 점은 몸 안에서부터 바깥으로 정화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 원하는 제품은 무엇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 대체의학을 믿는 주치의들이 내 몸이 금속 대신 미네랄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써주며 나의 전체적인 웰빙을 관리한다! 사람들은 몸 안에 얼마나 많은 금속이 축적되는지를 잘 모른다. 비행기를 타고 있으면 몸 안에서 방사능이 일어난다. 사람들의 신체 내부 금속을 분석해보면 철분, 플루토늄, 비소 등등 다양한 것들이 발견된다. 이를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인도 남부도 방문한다. 교도소, 요양원, 수도원을 합쳐 놓은 듯한 기관에 가는데, 바깥 세상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곳이다. 아주 미니멀하고 순수한 곳이다. 이곳에서 한 달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집에도 벽에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는다. 빈 공간이 필요하다. 내가 지금 앉아 있는 방만 해도 전부 화이트다.(웃음)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가득하기에 외부는 정반대가 필요하다.11:00 P.M. 자기 전에는 만화 등 잠이 오는 것을 본다. 옛날 영화도 좋아한다. 펠리니, 베르톨루치, 고다르, 옛 이탈리아 영화 등을 본다. 좋은 영화 목록을 마련해두고 있다. 내 삶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이템은 아주 큰 캐시미어 담요. 숄처럼 두를 수도 있고, 필요하면 코트처럼 걸칠 수도 있으며, 덮고 잘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크롬하츠에서 산 것이다. 아주 비쌌지만 가장 훌륭한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