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News] 칼 라거펠트의 일러스트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칼 라거펠트가 일러스트를 향한 애정을 아티스트의 도구를 담은 보물상자로 완성했다. | 칼라거펠트,고양이,슈페트,일러스트

나와 칼 라거펠트의 첫 만남은 1998년 파리 리브 고시에 위치한 그의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지난 7월 초 샤넬 쿠튀르 쇼 바로 전날, 캉봉 가에 위치한 라거펠트의 스튜디오에서 대화를 나눈 가장 최근까지. 내가 라거펠트를 만날 때마다 드로잉 펜슬은 늘 그의 곁에서 모든 디자인의 기본 틀을 이루는 스케치를 그려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저는 그림을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 거예요.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는 게 이해가 안 돼요.” 칼은 말한다. 그에게 스케치는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의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인 고양이 슈페트가 잠이 드는 어두운 밤에도 새로운 컬렉션을 생각해내야 할 땐 곧바로 작업할 수 있도록(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색연필과 종이를 침대 머리맡에 둔다.칼 라거펠트의 색연필 제조사인 파버 카스텔은 (빈센트 반 고흐 역시 이 브랜드의 팬으로 “파버 카스텔은 끝내주는 블랙을 만들며 작업하기에 무척 좋다.”고 기록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 파버 카스텔과 칼 라거펠트의 콜라보레이션 제품 ‘칼 박스’가 탄생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수용성 색연필 수십 개를 포함한 아티스트의 도구를 담은 한정판 보물상자이다. 라거펠트의 스케치는 다른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지만 (특히 내가 집필한 코코 샤넬 전기를 위해 그려준 일러스트들을 좋아한다.) 라거펠트는 자신이 그린 일러스트를 소장하는 법이 없다. 어쨌거나 그가 보여주는 최고의 디자인처럼 일러스트는 일종의 성취만이 살아남는다. 그가 관찰했듯이 ‘지속되는 유일한 것은 덧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