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LUTION OF DENIM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데님의 얼굴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그리고 현재,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인 데님 제품이 뜨겁게 사랑 받고 있다. | 데님,베트멍,업사이클링데님,리던,오프화이트

현재의 데님 트렌드는 지난해 놈코어 열풍과 함께 불어닥쳤던 오리지널 데님의 리바이벌을 지나 업사이클링 데님의 전성기로 접어들었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상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제품들을 수선해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의 상위 개념으로, ‘가치’를 더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앞장서서 입증하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리던(RE/DONE)’이다. 리던은 션 배런(Sean Barron)과 제이미 마주르(Jamie Mazur)에 의해 탄생한 E-커머스 브랜드. 국내에서는 켄달 제너와 지지 하디드가 즐겨 입는 데님 팬츠로 알려지며 지난해 말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리던의 데님을 소개함에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리바이스 진이다.리던 청바지의 핵심은 리바이스 진의 과거를 기념함과 동시에, 데님을 통해 개인의 이야기를 이어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솔기가 떨어져나간 빈티지 데님을 현대 여성들의 체형에 맞게 실루엣을 바꾸고, 하이라이즈 컷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단추를 더하죠. 리던은 당신이 완벽한 빈티지 데님 팬츠를 찾기 위해 며칠을 검색에 몰두하는 지루한 과정을 단순화시켜줄 겁니다.션 배런의 말이다. 실제로 직접 리던 사이트에 접속해보면 사이즈별로 각양각색의 데님 팬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섹션이 있는데, 하나뿐인 제품인 만큼 모델마다 복잡한 넘버링이 매겨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원하는 제품을 클릭하면 가격이나 치수뿐만 아니라 이 데님 팬츠가 가진 역사와 스토리가 짤막하게 떠오른다. 리던의 듀오 디자이너가 왜 “리던 제품을 쇼핑하는 것은 곧 자기를 큐레이팅하는 것”이라 했는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리던보다 한발 앞서 데님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알아본 블레스(Bless)나 던햄(Denham)도 다시금 주목해야 할 브랜드로 떠올랐다. 1995년에 데지레 하이스(Desiree Heiss)와 이네스 카그(Ines Kaag)가 공동으로 설립한 블레스의 아이코닉한 데님 제품은 빈티지 리바이스 501을 재탄생시킨 데님 팬츠. 앞면은 인디고, 뒷면은 페일한 블루 컬러라는 반전을 지닌 팬츠로, 살짝 낙낙한 미드라이즈 피트가 특징이다. 한편 블루 블러드(Blue Blood)의 설립자이기도 한 제이슨 던햄에 의해 2008년에 탄생한 던햄은 데님에 특화된 브랜드.던햄 레이블은 진보적인 디자인을 향한 열정적인 헌신만큼이나 전통적인 진 제작 방식에 집중하고 있어요.‘진 메이커’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 제이슨 던햄이 전했다. 이를 위해세계적인 데님 메이커 및 패브릭 개발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완성한 협업 형태의 한정판 컬렉션을 매 시즌 선보이는 중. 그 노력의 결과로 탄생한 데님 재킷 중 하나는 일본과 인도에서 건너온 직물, 네덜란드 육군의 담요, 프랑스에서 온 오래된 침대 시트가 패치워크되어 있어 마치 박물관에 전시된 아트피스처럼 느껴질 정도다.업사이클링에 최적화된 능력, 남다른 섬세함과 손기술을 가진 일본 디자이너들의 데님 제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내 편집숍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올드 팍(Old Park)은 브랜드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히토노리 나카무라(Hitonori Nakamura)가 2012년에 선보인 브랜드. 빈티지 리바이스 진, 리, 빅 스미스 등을 리메이크한 데님 제품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특히 데님 팬츠의 벨트 부분 태그에 더해진 흰색 페인트가 그의 시그너처 포인트다. 그렇다면, 국내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데님 트렌드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을까? 독립적인 데님 라인을 갖고 있는 스티브 J & 요니 P, 데님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시즌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데님 컬렉션을 선보이는 럭키 슈에뜨와 푸시버튼, 중성적인 데님 룩을 즐겨 선보이는 더 스튜디오 케이 등은 빈티지 데님을 재가공하기보단 틀에 박힌 디자인에서 벗어난, 참신하고 세련된 데님 제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데님의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지금처럼 다채로운 업사이클링 데님 제품과 브랜드에 관심을 쏟게 된 데에는 베트멍과 오프 화이트의 공이 혁혁했다는 사실에 반문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패션 위크 쇼장 앞에는 빈티지 리바이스 진을 재탄생시킨 베트멍의 하이라이즈 팬츠와 흰색 지퍼를 덧댄 오프 화이트의 오버피트 팬츠를 입은 패션 피플이 넘쳐났으니. 리바이스에서도 이들의 애정에 적극적인 협업으로 응답했다. 오프 화이트의 버질 아블로가 2016년 F/W 컬렉션을 완성할 때 리바이스의 메이드 & 크래프트 디자인 팀이 함께했고, 2017 S/S 베트멍 컬렉션을 통해 18개의 브랜드와 파격적인 협업 결과물을 쏟아낸 뎀나 바잘리아는 그중 하나를 리바이스 진과 진행했다.결국 이 모든 정보를 흡수하고 나면, ‘그래서 이 데님들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라는 난제에 부딪치게 된다. 높은 허리선과 낡은 컬러를 특징으로 하는 복고풍 데님 팬츠는 어떤 제품과 어떻게 매치해서 입어야 할지 난감하게 느껴질 때가 많으므로. 무척이나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스타일링에 영감을 주는 영민한 그녀들이 있지 않은가? 데님은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감성이 담겼을 때 가장 완벽하게 느껴지는 법. 해서 스트리트 패셔니스타, 셀럽들의 일상복 스타일링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쉽고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제품 군에 따라 스타일링 팁을 얻을수 있는데, 먼저 가장 대표적인 데님 팬츠는 벨라 하디드처럼 타이트한 크롭 니트 톱에 오버사이즈 점퍼 또는 블루종(낙낙한 코트도 좋다)을 매치하는 것이 훌륭한 보디라인을 뽐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반대로 린드라 메딘처럼 시크하고 모던하게 소화하고 싶다면, 프린트 또는 컬러 블록이 포인트로 가미된 스웨트셔츠, 코트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해볼 것. 혹 플로럴 모티프의 화려한 자수 장식이 더해진 구찌 스타일의 데님을 소화해야 한다면 플로렌스 웰치처럼 깨끗한 화이트 셔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각기 다른 컬러의 데님이 섞여 있거나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 데님 재킷의 경우에는 비슷한 톤의 데님 팬츠를 매치하는 것이 가장 쿨해 보인다. 또 1970년대 마돈나를 연상케 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인 지지 하디드처럼, 펑키한 프린트의 블랙 크롭트 톱과 블랙 레더 레깅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명심해야 할 것은 패치워크로 데님 자체에 프린트를 부여했거나, 자수나 시퀸 장식으로 화려함을 주입한 룩에는 같은 컬러의 데님 상의 또는 하의를 매치하는 것이 세련된 스타일링 법이라는 것.업사이클링이라고 하지만,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을 재활용해 입는다는 것은 때론 부정적인 느낌을 전하기도 한다. 나 역시 빈티지 옷이라면 끔찍해 마지않는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까.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가치를 상승시킨(실제 판매 가격도 상당히(?) 상승되어 있다) 데님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것을 갖는 것은 기대 이상으로 로맨틱한 경험을 선사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