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OFFICER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일명 ‘장교 코트’라 일컫는 네이비 컬러의 오피서 코트가 런웨이를 점령했다. | 밀리터리,코트,네이비

몇년 사이 페미니즘이 가장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작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리즈 위더스푼과 패트리샤 아퀘트가 여성의 권리와 평등에 대해 외치고 줄리언 무어가 이에 기립한 일화를 기억하는가? 2016년이 되어서는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거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고, 때맞춰 여성운동가들과 여성 참정권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영화 도 개봉했다. 이런 상황에 여성을 위해, 여성에 의해 움직이는 패션계의 화두가 페미니즘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지난달 에서도 디자이너들이 패션을 통해 페미니즘을 얘기하는 방식에 대한 기사를 다뤘다.)1920년대 코코 샤넬이 그랬듯 패션에서 반란의 시기에는 밀리터리 스타일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영국 육군 장교의 제복에서 건너온 트렌치코트와 함께 이번 시즌 밀리터리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아이템은 일명 ‘장교 코트’로 불리는 네이비 컬러의 오피서 코트다. 프라다를 필두로 미우 미우, 베르사체, 디스퀘어드2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밀리터리 룩이 거칠고 아름답지 않다는 편견을 깨며 엄격하면서 우아한 디자인의 코트를 대거 선보였다.그중 미우치아 프라다는 프라다뿐 아니라 미우 미우 컬렉션에도 밀리터리 무드를 주입하며 여성의 파워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방랑자를 테마로 밀리터리 무드를 풀어낸 프라다 컬렉션에서는 단단한 실루엣으로 무장한 마린 풍의 오피서 코트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레이스업 부츠와 극단적으로 허리를 졸라매는 코르셋과 벨트를 매치해 남성적인 오피서 코트에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했다. 미우 미우 컬렉션에 등장한 오피서 코트는 코트 자체의 디자인이나 스타일링에 있어 한층 정제된 것이 특징. 견장, 유틸리티 포켓이 반듯하게 자리 잡은 코트의 허리에는 버클 장식의 벨트가 둘러져 있다. 베르사체는 가죽을 덧댄 날렵한 형태의 오피서 코트를 소개했는데, 허리를 벨트로 강조하거나 고리바지, 섹시한 스틸레토를 매치해 특유의 글래머러스함을 보존했다. 그런가 하면 토미 힐피거는 2016 F/W 시즌에 이어 지난 9월에 열린 뉴욕 컬렉션에서도 브랜드의 낙천적인 프레피 무드를 녹인 오피서 코트들을 다양한 버전으로 소개했다. 화려한 브라스 버튼과 파이핑이 나폴레옹 시대 아우터를 연상시킨 지방시,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롱 코트를 닮은 디스퀘어드2, 레드 파이핑과 금장 단추, 더블 버튼 장식으로 영국적인 오피서 코트를 제안한 버버리, 퍼 장식을 덧댄 데랙 램 등이 장식적인 오피서 코트를 통해 2016년의 새로운 여성상을 제안했다.핵심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은유적인 방식으로 조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어떻게 입든 진중한 네이비 컬러의 ‘장교 코트’가 가진 기품은 가려지지 않겠지만.코트를 골랐다면 이제 어떻게 입느냐가 남았다. 얼마 전 패션 디렉터가 구입한 미우 미우의 밀리터리 코트를 구경하며 런웨이 위 벨라 하디드처럼 이너웨어를 최대한 간결(?)하게 입어보라는 우스갯소리가 오갔는데, 사무실에서의 일화를 통해 스타일링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미우 미우나 데렉 램, 베르사체처럼 연약한 여성의 신체를 은근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여성성을 어필할 것. 혹은 코트에 매니시한 와이드 팬츠나 롱 스커트를 매치한 디스퀘어드2나 티비 컬렉션처럼 지적인 롱앤린 실루엣을 즐기면 된다. 핵심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은유적인 방식으로 조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어떻게 입든 진중한 네이비 컬러의 ‘장교 코트’가 가진 기품은 가려지지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