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rue X CiKim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아트 컬렉터이자 아티스트이며 건축가 김수근의 대표작 ‘공간’ 사옥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개관한 씨킴, 김창일 대표. 안경을 ‘또 다른 자아’라고 말하는 그가 독립 큐레이터, 공간 디자이너, 조향사, 안경 디자이너 등이 모인 어크루(Accrue)와 함께 ‘Wear Inspired’라는 아이웨어 컬렉션을 선보인다. | 씨킴,김창일,어크루,안경

어크루는 디자이너로만 이루어진 팀이 아니다. 독립 큐레이터, 공간 디자이너, 조향사, 안경 디자이너 등이 순수미술, 문학, 영화, 패션, 디자인 같은 다양한 코드에서 영감받은 모티프를 재해석하여 어크루만의 아이웨어를 만들어보고자 모였다. “눈은 인식의 시작이고 영감의 원천이다. 어크루에서는 시즌별로 영감을 받는 원천을 찾아내어 디자인에 접목시키고자 한다. 어크루의 서브 타이틀인 ‘Wear Inspired’라는 컨셉트에 맞게 어크루를 착용하고 바라보는 시각적인 인식이 삶에 끊임없는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로 매 시즌 컬렉션을 전개하고자 한다.”어크루의 첫 번째 안경 컬렉션은 안경이 주는 지적인 이미지에서 연상하여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를 모티프로 한다. 작가들은 대체로 평생 비슷한 스타일의 안경을 써서 얼굴의 한 부분처럼 각인된다. 눈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호사는 독서이고 그런 작가들에 대한 트리뷰트의 의미로 첫번째 컬렉션이 완성되었다. 한편 첫 번째 선글라스 컬렉션은 산업디자인의 영원한 영감의 원천이 되는 현대미술가들을 모티프로 했다. 이를테면 음악의 선율이 느껴지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공감각적인 작품은 곡선과 색채감, 가벼운 착용감이 특징인 선글라스로 탄생됐고, 수트에 중절모를 쓴 신사의 얼굴이 많이 등장하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시작된 안경은 신비로운 색을 렌즈에 적용하고 두께감 있는 홈선을 사용해 포인트를 줬다.이렇게 에드워드 호퍼, 프리다 칼로, 로버트 인디애나 등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성과 감각을 선글라스에 담는 작업을 하며 어크루는 김창일 회장의 미술인으로서의 여정에 깊이 감명 받고 그에게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한다. “한 성공한 사업가에게 예술이 인생항로의 등대가 되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컬렉터로서 또 아티스트로서 그리고 사업가로서 계속 꿈을 꾸게 하는 삶의 에너지가 된 아트. 우리에게도 아트는 그런 존재이기에 협업을 제안하게 되었고 다행히 흔쾌히 승낙해주어 이번 가을, 두 가지 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리하여 오는 10월 10일,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진행될 ‘Accrue × CiKim’ 제품 PRACTICE I, PRACTICE II를 선보이는 ‘Wear Inspired’ 쇼케이스를 앞두고 김창일 회장과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저마다 철학이 담겨있다. 당신에게 안경이라는 물건은 어떤 철학을 대변하는지 궁금하다. 사진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눈이 나빠져서 안경을 쓰게 되었다. 이제 안경은 모자와 함께 나에게 둘도 없는 필수적인 물건이 되었으며, 내 자신을 의미한다. 그래서 내 작업에도 항상 등장하는 것이다. 안경은 나의 또 다른 자아이며, 변화의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작가들은 대체로 평생 비슷한 스타일의 안경을 써서 얼굴의 한 부분처럼 이미지로 각인된다. 당신이 즐겨 그리는 자화상에도 중절모와 함께 안경이 항상 등장하는데, 안경을 둥근 형태로만 그리는 이유가 있나? 아주 간단한 이유다. 내가 동경했던 안경의 모습이기도 하고 내 모습이 동그란 안경과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이번에 안경 PRACTICE I, PRACTICE II를 디자인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평소에 이런 안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오던 이미지를 형상화시켰다. 시중에도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은 여럿 있지만, 하나로 연결되는 묵직한 덩어리 같은 느낌의 제품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안경은 모자와 함께 나에게 둘도 없는 필수적인 물건이 되었으며, 내 자신을 의미한다. 안경은 나의 또 다른 자아이며, 변화의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즐겨 쓰는 안경과 선글라스는 어떠한 것들인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는지? 안경과 선글라스는 내게 필수다. 안경을 쓰지 않으면 정체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여길 정도이다. 안경은 단지 안경일 뿐이지만 착용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을 덧입혀준다. 선글라스는 기능적인 편의 외에도 내 모습을 숨기고 싶을 때 착용한다. 눈동자는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 상대방에 보여주고 싶지 않을 때 선글라스를 쓰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모든 예술가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당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선한 영혼이 있는 것. 착한 영혼. 그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독버섯 같은 위선은 사람들을 속이며, 아름다운 색깔도 곧 시들어버린다. 그러나 착한 영혼은 그렇지 않다. 위장되지 않은 선한 영혼은 아름답다.내가 아라리오 뮤지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들이 있는 4층, 창이 나 있고 창 바로 옆에 누군가의 낙서가 적혀 있는 곳이다. 나비 그림과 함께 이렇게 적혀 있다. ‘창문에 커텐을 달려고 했는데 오치균 선생께서 “그냥 두는 것이 좋겠읍니다.” 해서 그냥 두기로 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 마크 퀸의 ‘셀프’(2001)가 있는 공간을 가장 좋아한다. 작가가 자신의 두상을 직접 캐스팅하고 인간 몸속에 들어 있는 전체 피의 양과 동일한 4.5리터에 해당하는 자신의 피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일종의 자화상이다. 이 작품은 냉동 장비가 구비된 특정한 환경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전적인 의미의 자화상과는 차별점을 가지며 주변 환경에 따라 존재하거나 소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나약함을 보여준다.작가들의 생활습관은 의외로 규칙적인데 당신도 그러한가? 일상생활에서 당신만의 의식(Ritual)이라 할 만한 습관이 있나?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삶을 반복하며, 대부분의 것들은 일정한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머릿속에 있는 우주를 즐기며, 내가 향하고자 하는 꿈과 관련된 새로운 곳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꿈의 방향과 다른 낯선 곳은 가지 않는다. 낯선 곳에 가면 에너지가 너무 많이 빠져나간다. 의식적인 습관은 마인드 컨트롤. 어려울 때는 자기최면을 건다.아라리오 뮤지엄이 오픈했을 때,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후반에 맨발로 의자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른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마치 퍼포먼스 같았던 그날의 그 장면이 잊히질 않는데, 어떤 노래였는지 기억하나? 물론 기억한다. 내 18번이다. 전인권 ‘그것만이 내 세상’. 앵콜 곡으로 부른 것은 역시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 사랑하는 노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