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아트 바젤 파리에서 미우미우가 선택한 큐레이터는?

미우미우가 영화감독 앨리스 디옵과 함께 2026 아트 바젤 파리에서 전시《Geste de Consolation(위로의 몸짓)》을 선보인다. 스스로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려는 이들에게 건네는 지지와 위로.

프로필 by 안서경 2026.10.17
2026 아트 바젤 파리에서 선보일 전시 《Geste de Consolation》 영화감독 앨리스 디옵.

고요한 미술관에서 여성이 홀로 그림을 응시한다. 중세와 근대 회화 속 흑인 여성들은 산모 뒤에 선 보모, 후카를 피우는 이들 곁을 지키는 하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찬찬히 서양 미술사 속 흑인 여성을 좇던 시선은 브루클린 거리를 걷는 여러 세대의 여성들과 교차한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 기간, ‘2025 미우미우 우먼스 테일’에서 공개된 커미션 단편 영화 <Fragments for Venus> 속 장면이다. 당대 독창적인 여성 감독을 지지해온 이 프로젝트를 연출한 감독은 1979년생 프랑스 태생 감독 앨리스 디옵. 2022년 첫 장편 영화 <생토메르>로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했고 국내에서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서 영화를 선보인 적 있다. 흑인 여성의 삶을 재현하고, 사회 주변부 이들을 향한 시선을 다큐멘터리와 극 영화로 담아왔다.

올해 2026년 아트 바젤 파리 퍼블릭 프로그램 공식 파트너인 미우미우는, , 브랜드의 런웨이 쇼 무대이자 프랑스 경제·사회·환경위원회 본부인 팔레 디에나에서앨리스 디옵과 한층 확장된 규모의 새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미우치아 프라다의 초청으로 디옵은 단편 영화 <Fragments for Venus>에서 선보인 주제를 확장시켰다. 스크린 너머, 큐레이터로 영상, 사진, 조각, 시, 무용 퍼포먼를 아우르는 전시 《Geste de Consolation》를 선보일 예정. ‘위로의 몸짓’이라는 뜻의 전시명처럼, 전시에서 디옵은 “나를 치유하고, 나를 풍요롭게 해준” 여성들을 소환한다.


저는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흑인 여성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위로의 행위를 제 큐레이션의 중심에 두고 싶습니다. 수 세기 동안 미술사가 우리를 가둬온 왜곡되고 대상화된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서죠._ 앨리스 디옵


전시는 서로 연결된 네 개의 공간으로 이뤄진다. 남아공 태생 시각예술가 자넬레 무홀리의 사진으로 시작해, 디옵의 첫 2채널 영상 설치로 이어진다. 그를 불안하게 한 이미지부터 위로가 된 이미지까지 아카이브와 영화 장면을 몽타주로 구성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메리 리 벤돌프의 모티프를 담은 카펫으로 꾸민 거실 겸 도서관 '나만의 방(Chambre à soi)'이 이어진다. 디옵의 지적 세계를 이룬 책들이 놓이고, 조라 닐 허스턴, 오드리 로드, 제이디 스미스 등의 텍스트를 퍼포머들이 번갈아 낭독한다. 무대에서는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안무가이자 무용수 나디아 부그레와 6명의 무용수가 각색 공연 <Prophétique>을 선보이고, 시카고 출신의 작곡가이자 뮤지션인 앤젤 배트 다우드의 공연이 펼쳐진다. 여정의 끝에는 시몬 리의 약 5m 청동 조각 <Sentinel (Mami Wata)>이 공간을 수호자처럼 채운다. 여성의 형상을 뱀이 둘러싼 형태의 이 조각은 서아프리카 물의 여신 '마미와타'에서 영향 받은 것이다.


공간 곳곳의 계단식 좌석은 관람객이 이미지와 퍼포머, 조각과 함께 서로를 바라보게 한다. 디옵은 전시 자체를 하나의 몽타주로 구상했다. 영화의 장면처럼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관람객은 과거와 현재를 통과하며, 스스로의 눈으로 자신을 지켜낸 여성들의 삶을 좇는다. 디옵의 위로는 끝내 관람객 자신의 얼굴 앞에 닿는다.


10월 20일 프리뷰, 21~25일 일반 공개.

관람료는 무료이며, 가이드 투어 사전 등록은 miumiu.com에서.


Credit

  • 사진/ Miu M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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