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서울에서 진짜 맛있는 커피를 찾는다면?

서울에서 편의점, 치킨집보다 많다는 카페 중 마포와 용산에서 찾은 커피 맛집.

프로필 by 고영진 2026.03.23

서울, 커피


서울에서 진짜 맛있는 커피를 찾고 있다면.


2025년 국세청 사업자 통계 기준, 한국에는 약 10만 개의 카페가 있다. 편의점의 1.7배, 치킨집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몇 달 전 <뉴욕 타임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카페가 증가하고 있는 나라로 한국을 조명했다. 특히 서울. 인구 대비 카페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이 도시에서 한 블록, 혹은 한 건물에 서너 개의 카페가 들어서 있는 모습은 흔한 광경이 된 지 오래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어느 사장은 <뉴욕 타임스> 인터뷰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카페는 부자가 되는 비즈니스가 아니에요. 결국 커피를 마시는 공간일 뿐이죠.”

입구와 가장 가까운 테이블의 모서리, 망가지지 않은 라테 아트. 커피만이 목적이었을 누군가의 자리.

입구와 가장 가까운 테이블의 모서리, 망가지지 않은 라테 아트. 커피만이 목적이었을 누군가의 자리.

이 기사는 카페의 본질이 희미해지고 있는 듯한 서울에서 진짜 맛있는 커피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노트북 작업 하기 좋아서, 인테리어가 근사해서, 사진이 잘 나와서, 음악과 분위기가 좋아서 말고 오직 커피가 맛있어서 가고 싶은 카페를 찾고 싶었다. 신맛, 단만, 쓴맛 중 어느 한쪽으로도 튀지 않는 커피. 꽃, 과일, 초콜릿, 견과, 캐러멜 어느 쪽이든 코로 맡고 입에 머금었을 때 향이 더 풍부해지고, 끝맛이 지나치게 텁텁하거나 쓰지 않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말이다. 그렇게 찾은 세 곳의 카페에서 손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코와 입으로 커피를 맛보며 보이고 들리는 장면을 담았다.


존스몰로스터리

차가운 커피와 따뜻한 커피 주문이 한 잔씩 들어올 때. 프리미엄 품종의 원두를 고르면 커피를 내리기 전 향을 맡아볼 수 있다. 눈 닿는 거의 모든 곳이 브라운과 블랙 컬러인 존스몰로스터리에서 가장 컬러풀한 도구. 피스타치오를 듬뿍 올린 티라미수를 담기 위한 준비. 손님들에게 필터 커피 다음으로 칭찬을 많이 받는 메뉴다. 창밖을 바라보고 앉을 수 있는 바 자리에서 뒤를 돌면 보이는 풍경.

코르츠

바리스타의 행동이 가장 느긋해지는 때. 가장 바쁜 점심 시간이 지난 뒤, 또 한 번 6개의 테이블이 모두 들어찼을 때. 이 모든 장면은 화요일 오후 3시를 막 넘겼을 때의 풍경이다. 독일산 그레이카노(Graycano) 드리퍼. 강지수 대표가 말하길, 여기엔 무엇을 내려도 맛있다. 갓 나온 바닐라빈 크림 퍼프를 기다리며. 일본 교토 ‘스타일 커피(Style Coffee)’의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그라인더에는 전수 받은 추출법이 깨알같이 적혀 있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연해 더 진하게 내린다. 자꾸만 관찰하게 되는 오픈형 주방에서 등대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넉박스(knock box). 디저트까지 직접 만드는 바리스타에게 포크는 휴대폰만큼 중요한 물건일지도. 한때 취급했던 원두와 지금도 맛볼 수 있는 원두. 코르츠가 지나온 원두의 역사. 어느 유명 연예인이 말차 맛집으로 소개한 이후 말차 라테는 필터 커피를 대적할 메뉴로 부상했다. 어느 테이블이든 말차 음료 하나씩은 올라가 있다.

커피하우스마이샤

혼자 온 손님. 벽을 보고 앉아 금세 비워버린 한 잔. 다크 로스팅 커피의 쌉쌀한 향이 우유 크림, 시나몬 파우더의 향도 뚫는다. 라테와 카푸치노 사이 어디쯤, 카페 크레미나. 손님과 눈을 마주쳐 인사를 나눈 뒤 인원 수대로 냉수를 내어주는 곳. 김지석 대표는 이것이 커피 향을 깊이 즐기기 위한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들여온 통돌이 원두 배전기. 매일 아침 필요한 하루치의 원두를 로스팅한다. 시도 중인 로스팅 방식만큼 다양한 종류의 드리퍼.

Credit

  • 사진/ 김선익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