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렌느와 최초로 협업한 디자이너 로이신 피어스와 나눈 대화
정교한 손길로 완성한 ‘버튼 보우(Button Bow)’ 컬렉션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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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신 피어스와 협업한 폴렌느 버튼 보우 컬렉션 캠페인 컷.
조용한 럭셔리의 부흥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속에 등장하며 많은 여성들의 잇백으로 떠오른 ‘폴렌느(Polène)’. 그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폴렌느는 세인트 제임스의 증손자인 세 남매(앙투안, 마티유, 엘사 모테이)가 의기투합한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수장 앙투안은 “가문 비즈니스를 접하고 살아온 우리는 장인 정신과 패션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며 클래식하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디자인의 백을 선보이고 있다. 그들은 가죽 공예로 저명한 스페인 남부의 우브리케에 터를 잡았고, 그곳의 장인들과 함께 모든 공정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인증받은 가죽을 사용하며, 플리아주와 드레이핑, 브레이딩 등 다양한 기법으로 한 끗이 다른 핸드백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가방을 만드는 모든 과정 속에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폴렌느가 처음으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목을 끈다. 아일랜드 기반의 디자이너 로이신 피어스(Róisín Pierce)가 바로 그 주인공. 그녀는 아일랜드의 전통 수예 기법인 ‘화이트워크(Whitework, 바탕 천과 같은 색상의 실을 사용해 자수를 새기는 기법으로 주로 흰색이 사용된다.)’를 폴렌느의 백에 현대적으로 접목시켰다. 그리고 독창적인 리본 모티프가 돋보이는 ‘버튼 보우(Button Bow)’ 컬렉션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우리의 디자인 언어를 가죽이라는 새로운 매체로 재해석하는 계기였다.”며 ‘버튼 보우’ 컬렉션을 로이신 피어스의 여성성과 폴렌느의 정제된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컬렉션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창작의 경계를 확장하고 장인정신까지 더하는 그녀에게 <바자>가 단독으로 이번 협업에 관해 물었다.




하퍼스 바자 폴렌느와 협업한 첫번째 디자이너다. 어떻게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되었나.
로이신 피어스 나의 창작 세계관에 흥미를 느낀 폴렌느가 먼저 연락을 주었다. 폴렌느의 아름다운 가죽을 활용하면서도 장인 기술의 경계를 넓힐 수 있는 협업 컬렉션을 함께 구상하지 않겠냐는 연락이었다.나에게도 창작의 영역을 새롭게 확장하고, 새로운 실루엣과 섬세한 디테일을 탐구할 수 있는 기쁜 도전이라 생각하며 응하게 됐다.
하퍼스 바자 협업은 함께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모두 담아내야 하지 않는가. 폴렌느와 로이신 피어스의 정체성을 모두 담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로이신 피어스 나는 늘 스스로의 디자인 언어를 시험하고, 창작 세계를 확장하며, 텍스타일 영역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번 협업은 나의 감성적이고 환상적인 미학이 새로운 매체인 가죽과 폴렌느의 장인 정신이 만난 아름다운 결합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내가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었는데, 폴렌느의 유연하고 부드러운 풀 그레인 나파 가죽이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이에 감각적이고 장식적인 실루엣과 디테일을 더한 디자인을 완성했고, 폴렌느 장인들의 손끝에서 완벽하게 실현되었다. 이번 협업으로 우리는 아직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을 가죽에 구현하며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입힌, 여성들이 오래도록 아끼며 사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백 컬렉션을 완성했다고 생각한다.
하퍼스 바자 “디자인은 감정”이라고 답했던 인터뷰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폴렌느와 협업한 캠페인 컷에서도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폴렌느와의 협업에서는 어떠한 감정을 담아내려고 했는가.
로이신 피어스 기존의 모든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협업 또한 새로운 생각과 가치, 순수함 그리고 영적인 무언가를 전하고 싶었다. 나는 매 컬렉션마다 사람들에게 경이로움과 기쁨, 그리고 희망을 느꼈으면 한다. 아름답고 소중한 무언가를 타인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퍼스 바자 평소 무드보드를 사용하지 않는 디자인 방식을 고수한다. 허나 협업 과정은 조금 달랐을 것 같은데. 이번 협업 과정에서 떠오른 영감을 폴렌느와 어떻게 공유하고 발전시켰는지 궁금하다.
로이신 피어스 확실히 기존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보통은 텍스타일을 중점으로 굉장히 유기적이게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번 협업은 3D 리본과 짜임을 가진 조형적인 가방이었기에 폴렌느 팀에서 정확히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디테일이 세세하게 담긴 드로잉을 공유했다. 이는 나의 기존 방식과는 다른 작업이었지만 협업은 무엇보다도 오해 없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퍼스 바자 디자이너로서 다음 계획은?
로이신 피어스 자신을 표현하면서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표현하고 싶다. 이제 다시 로이신 피어스의 새로운 컬렉션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잠시 접어두고 창작의 흐름에 몸을 맡기려 한다.
하퍼스 바자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로이신 피어스 자유와 창의적인 진정성, 그리고 나의 주변을 둘러싼 소중한 사람들과의 깊은 관계를 중요시한다. 이들은 강인하면서도 다정하며, 나에게 영감을 선사한다. 또한 세상을 보는 시각을 새롭게 열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하퍼스 바자 평소 디자인할 때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가.
로이신 피어스 주요한 영감은 구체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특정의 존재나 고정적인 레퍼런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간의 감정에 충실히 집중한다. 개인적인 출발점에서 나는 때론 급진적인 역사적 시와 검열의 문제, 혹은 자생 식물, 신부의 혼수품, 신성한 존재 등 아주 다양한 주제를 탐구했다. 항상 새로운 텍스타일 디자인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소재를 끊임없이 찾아내는 것이 나의 주된 과제이며, 그 모든 걸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을 찾는 것 또한 큰 과제이자 도전이다.
하퍼스 바자 당신이 디자이너가 되는 데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 한 사람을 꼽자면 누구인가.
로이신 피어스 나의 어머니, 그리고 내 주변의 지혜로운 여성들(개인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그리고 나의 파트너 역시 매우 탁월한 디자이너로서 평범하지 않고 독창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가끔 그들이 나의 작업에 관심을 가져줄 때면 정말로 기쁘다.
로이신 피어스와 협업한 폴렌느의 ‘버튼 보우’ 컬렉션을 만나보고 싶다면 폴렌느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보길.

폴렌느의 버튼 보우 컬렉션 캠페인 컷.
Credit
- 사진/ Ⓒ Polè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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