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면정학→'범죄도시' 장첸...섬뜩했던 그들이 다 모였다?

범죄 스릴러에 모습을 드러냈던 조선족 캐릭터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들을 꼽자면 아마도 영화 <황해>의 면정학(김윤석), <범죄도시> 장첸(윤계상)이 아닐까? 그리고 <범죄도시> 시리즈에 장기 출연하면서 악역 이미지를 탈탈 털어내고 형사 마석도(마동석)에게 수시로 시달리고 있는 장이수(박지환)도 빼놓을 순 없다. 그런 그들이 모두 한 작품에서 뭉쳤다. 지난 8월 2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이다.

2010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황해>는 무척 섬뜩했다. 연변 조직폭력배 두목 면정학(김윤석)이 특히! 한국으로 밀항에 관여하는 브로커 조직 두목인 그는 손도끼는 물론 먹다 남은 소 도가니뼈로도 사람을 죽이는 무시무시한 전투력의 소유자다. 그런 그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퇴직연금에 은행 빚까지 내 깊은 숲속에 자리한 펜션을 인수한 '전영하' 역을 맡아 의문의 손님 유성아(고민시)로 인해 불안에 휩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솔직히 악역은 악역인데, 그렇다고 딱히 분노가 치밀만큼 밉지는 않다. 오히려 시즌을 거듭할수록 슬슬 안쓰럽기도 할 정도.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터줏대감(?) 장이수(박지환)에 대한 이야기다. 시즌마다 신분(?)이 변하며 활약하는 그는 <범죄도시> 이수파 두목, <범죄도시2> 코리안드림국제경혼 사장, <범죄도시4> 오락실을 운영하는 회장이었다가 광수대를 돕는 위장신분 '장 형사'로 분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서 '박종도' 역을 소화하는 그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앞선 <범죄도시>에서 부딪혔던 '장첸' 역 윤계상과 가까운 친구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배우 윤계상을 '최고의 악역'으로 급부상시킨 작품은 누가 뭐래도 영화 <범죄도시>였다. 극 중 그는 극악무도한 흑룡파 두목 '장첸' 역을 맡아 영화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독사파, 이수파 등을 흡수하며 세를 넓히던 그는 결과적으로 마석도(마동석)의 존재감을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며 퇴장했다. 윤계상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서 IMF 이후 지방 모텔을 인수한 '구상준' 역을 맡아, 어느 날 벌어진 참혹한 사건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인물의 감정 연기를 쏟아낸다.